2026.09.09 09:00 · 팟캐스트
포스코 노조 창사 후 첫 파업…임금협상 접점 못찾아
오늘부터 48시간 부분파업 포항·광양 일부 라인 스톱 ‘58년 무분규’ 전통도 깨져 포스코 “생산차질 없을 것” 추가합의 불발 땐 2차 파업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5년 기사 게재일 기준 9일 오전 7시에 시작된 소식을 가져왔어요. 포스코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이 시작됐습니다.
포항제철소 어딘가에서, 오늘 아침 주간조 출근 시간에 현장으로 향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어요. 대신 노조 사무실로 가서 출석을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5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죠.
그 사람들이 왜 거기 있었는지, 잠깐 놓아볼게요.
포스코 노조가 요구한 건 기본급 인상과 격려금, 우리사주, 명절상여금이었어요. 사측은 그 요구를 전부 들어주면 재원이 전년의 두 배 수준에 달한다고 했습니다. 글로벌 철강 시황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온전히 수용하기 어렵다는 거였죠. 사측은 지난 3일 수정안을 내놨어요. 기본급 인상폭을 낮추고, 여러 항목을 합쳐 1인당 약 사백만 원 규모로 제안했습니다. 노조는 거부했어요. 협상이 결렬됐고, 노조가 정해둔 자정 데드라인이 지나면서 파업 준비가 실행으로 넘어갔습니다. 두 쪽 다 물러서지 않은 거예요.
이 장면이 포스코만의 이야기였으면 좋았을 텐데요.
글로벌 철강 가격이 내려가는 건 포스코 혼자 겪는 일이 아니에요. 국내 철강 업계 전체가 같은 압박 속에 있고,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임금 협상은 앞으로도 비슷한 구도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는 시황을 이유로 제시폭을 줄이고, 노조는 그 제시폭을 받아들이기 어렵고요. 이번 파업이 58년 만의 첫 사례라는 게 뉴스가 되는 건, 그만큼 이런 국면이 지금껏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이번 1차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은 포항과 광양을 합쳐 백여 명 수준으로 알려졌어요. 전체 사업장 규모를 생각하면 아주 작은 숫자입니다. 부분파업이니까요. 그리고 포스코는 비상 계획을 가동해 핵심 공정 생산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에요. 겉으로만 보면 충격이 크지 않아 보이죠.
그런데 노조는 이미 다음 수순을 예고해뒀습니다. 이번 파업 이후 추가 합의가 없으면, 16일부터 백이십 시간 동안 2차 파업을 강행하겠다고요. 협상의 판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이 백여 명의 파업이 훨씬 큰 규모로 이어질 수 있는 거예요. 지금 당장의 숫자보다 앞으로의 방향이 더 무게 있는 순간처럼 보였어요.
남는 건 이 물음이에요.
첫 파업이라는 것 자체가 의미를 갖는 순간이 있어요. '우리는 여기까지는 참을 수 있다'는 암묵적 선이 하나 무너진 거거든요. 그 선이 한 번 넘어가면, 다음에는 같은 선이 더 낮은 데서 그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스코 노사가 이번에 어떤 방식으로 이 국면을 마무리하는지, 그게 이후 협상의 언어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오늘 기억하실 것 하나만 드릴게요.
'첫 파업'이라는 말이 강조되는 건, 지금까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있을 수도 있다는 전환점이 됐다는 뜻이기도 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