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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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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9 23:51 · 팟캐스트

학폭 피해응답률 2.9% 역대 최고…신체폭력·집단따돌림 늘었다

피해응답률 2.9% 역대 최고…초등생 5.7% 신체폭력·집단따돌림 비중 전년보다 증가 가해응답률 0.8%로 하락…목격은 6.7%로 상승 교육부, ‘야차룰’ 등 신종 학폭 대응 강화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6년 4월 14일부터 5월 13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합니다. 교육부가 9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 초등학교 4학년짜리 아이가 있다고 상상해 보시겠어요. 학교 다녀오면 별말 없이 방으로 들어갑니다. 밥도 잘 안 먹고. 물어봐도 "그냥요"만 반복하고요. 그게 학교폭력인지, 그냥 사춘기 초입인지 — 부모 입장에선 구분이 잘 안 됩니다. --- 이번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인데요.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이 2.9%였습니다. 전수조사를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숫자입니다. 삼백십구만 명이 응답했고요.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생이 특히 두드러집니다. 스무 명 중 한 명이 넘는 수준입니다.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비율은 낮아지지만, 모든 학교급에서 작년보다 높아졌습니다. --- 그런데 이 조사 결과에서 저는 한 가지 흐름이 눈에 걸렸습니다. 피해 유형 중에서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은 작년보다 비중이 줄었습니다. 반면 신체폭력과 집단따돌림이 늘었어요. 디지털 환경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어느 정도 가시권 안에 들어온 건데, 직접 몸을 부딪히거나 아이를 무리에서 밀어내는 방식 — 그게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야차룰이라는 말도 처음 들어보셨을 수 있어요. 규칙도, 보호장구도 없이 싸우는 신종 폭력 방식이라고 합니다. 교육부가 이번에 따로 대응책을 언급했을 만큼, 현장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뜻이겠죠. --- 이 조사를 분석한 연구자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면서 아이들이 직접 얼굴 보고 관계 맺는 경험 자체가 줄고 있다고요. 공감하는 능력도 같이 낮아지고 있고요. 그래서 교우 간 갈등이 생겼을 때 그것을 조율하거나 풀어내는 힘이 약해져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동시에 — 학생과 학부모의 민감도도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예전엔 그냥 넘겼을 일을 이제는 폭력으로 인식하고 신고한다는 거죠. 두 가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입니다. 그러면 이 숫자를 어떻게 봐야 하는 건지 — 실제 피해가 늘어난 건지, 아니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드러나는 건지. 둘 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제가 이 대목에서 좀 오래 머물렀어요. 가해응답률은 오히려 작년보다 낮아졌다는 겁니다. 피해는 늘었는데 가해는 줄었다 — 같은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이 두 숫자가 왜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걸까요. 가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하고 싶지 않거나. 혹은 한 명이 여러 아이에게 피해를 주는 구조이거나. 어떤 이유인지는 이번 조사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건 분명해 보입니다 — 피해를 당한 아이와 가해를 한 아이가 서로를 다르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 --- 오늘 기억해 두실 게 하나 있다면, 이겁니다. 피해응답률이 역대 최고라는 숫자보다, 그 숫자 안에 있는 아이가 "그냥요"라고 대답하고 방으로 들어간다는 장면입니다. 어른이 먼저 물어봐야만 나오는 이야기들이요. 학교폭력 피해와 관련한 상담이 필요하다면, 학교폭력 신고센터인 117로 연락하실 수 있습니다. 전화와 문자 모두 가능합니다.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