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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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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0 08:41 · 팟캐스트

[기고] K-바이오, 이제는 ‘기술’을 넘어 ‘시장’으로

■이정석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회장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5월 28일,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GBC 2026이 막을 내린 날을 기준으로 이야기 드릴게요. --- 서울 어딘가의 회의실에서 한국 바이오기업 담당자가 해외 규제기관 담당자와 마주 앉아 있어요. 통역을 끼고, 준비한 자료를 펼치고, 제품의 허가 경로를 설명하는 자리죠. 이런 자리가 이번 행사 사흘 동안 스물세 번 있었어요. --- 스물세 번이라는 숫자가 많은 건지 적은 건지, 처음엔 감이 잘 안 잡혔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해외 규제기관 담당자를 직접 만나 제품 이야기를 꺼내는 자리 자체가 쉽게 생기지 않거든요. 바이오의약품은 규제가 허가의 문이에요.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그 문을 어떻게 통과할지 모르면 환자한테 닿을 수가 없어요. 이번 GBC에는 열아홉 개 나라에서 오천육백여 명이 참여했어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한 행사인데, 단순히 발표를 듣고 명함을 교환하는 자리를 넘어서려는 시도가 눈에 띄었어요. 규제기관과 기업이 실제로 대화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거죠. --- 올해 처음 생긴 세션이 하나 있어요. 'K-바이오 혁신 리더스 토크'라는 이름인데, 국내 바이오기업 경영인들이 기술 자랑이 아니라 현실의 고민을 꺼내놓는 자리였어요.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만으로는 안 된다는 이야기들이 나왔어요. 연구개발을 잘해도, 임상을 통과해도, 허가 경로를 모르거나 생산 역량이 따라오지 않으면 막히는 단계가 생겨요. 그 각각의 단계가 따로 노는 게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거, 경영인들이 한목소리로 이야기한 게 인상적이었어요. --- 그런데 저는 여기서 뒤집히는 지점이 하나 있다고 봐요. 보통 이런 행사 이야기가 나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였느냐가 성과처럼 읽혀요. 숫자가 크면 성공, 작으면 아쉬운 것처럼요. 그런데 기사를 쓴 분이 명시적으로 이걸 뒤집었어요. GBC 2026의 가장 큰 성과는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게 아니라고요. 서로 다른 분야와 국가의 사람들이 만나서 다음 협력을 약속했다는 것, 그리고 그 약속을 실행으로 옮기는 게 진짜라고요. 행사는 끝났고, 이제 뭘 하느냐가 남은 거죠. ---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약속을 실행으로 옮긴다'는 말, 듣기에는 당연한데 실제로는 제일 어려운 부분이거든요. 행사장에서 나눈 대화가 계약서로 이어지고, 공동 연구로 이어지고, 환자가 치료를 받는 데까지 이어지려면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해요. 그 과정에서 규제 환경이 예측 가능해야 하고, 기업도 데이터를 들고 먼저 대화를 걸어야 해요. 그게 안 됐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는 이미 경험해온 산업이에요. 기술은 있는데 허가 경로가 막히거나, 파트너사를 찾았는데 규제 기준이 달라 협력이 중단되거나. ---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가져가신다면 이거예요. 행사는 시작이에요. K-바이오의 다음 단계는 모이는 것이 아니라, 모여서 약속한 걸 실제로 해내는 것이에요.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