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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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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0 19:14 · 팟캐스트

바이오 투자 54% 급증…프리 IPO에도 ‘뭉칫돈’

[상반기 벤처투자 1.5조 ‘4년래 최고’] 상장 직전 기업에 3300억원 몰려 글로벌 대형 VC들도 수백억 투입 임상성과 중심 옥석가리기 본격화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칠월 구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숫자를 들고 왔어요. 이천이십오년 상반기 바이오 투자 데이터입니다. --- 바이오 스타트업 창업자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신약 후보물질 하나를 들고 투자자를 찾아다닌 지 몇 년째입니다. 문이 열렸다가 닫히고, 열렸다가 또 닫히죠. 그러다 올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약속이 잡히기 시작했거든요. --- 숫자부터 하나만 짚겠습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바이오·의료 분야에 들어온 벤처투자가 일조 오천사십일억 원이에요. 이천이십이년 이후 사 년 만의 최고치입니다. 그 사이에 뭐가 있었냐면, 반토막이 났어요. 호황이었다가, 급격히 냉각됐다가, 이제 다시 올라온 거죠. 그런데 돌아온 돈이 어디로 가는지를 보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 프리아이피오라는 말이 있어요. 상장 직전 단계 투자입니다. 이미 임상을 어느 정도 끝냈거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거나, 조만간 증시에 올라갈 가시성이 생긴 기업들이죠. 올해 상반기 이 구간에 몰린 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를 훌쩍 넘었어요. 두 배 넘게 더 들어온 겁니다. 왜냐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시점이 그나마 예측 가능하거든요. 초기 단계 기업은 임상이 실패하면 끝이지만, 프리아이피오 기업은 이미 한 고비는 넘긴 셈이니까요. 수익률은 조금 낮아도, 돌아오긴 돌아온다는 계산이 서는 거예요. --- 뒤집히는 지점이 여기 있어요. 겉으로 보면 바이오 투자가 살아났다고 읽힐 수 있는데, 실제로는 자금이 특정 기업으로 빠르게 좁혀지고 있거든요. 해외 대형 투자자들도 들어오고 있어요. 존슨앤드존슨, 세쿼이아캐피탈 같은 이름들이 국내 라운드에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 투자자들이 고른 기업들은 하나같이 공통점이 있어요. 기술이전을 이미 했거나, 임상 데이터가 있거나, 상장 일정이 가시화된 곳들입니다.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곳에는 눈길이 잘 안 가는 거고요. 한 벤처캐피탈 부대표는 이렇게 표현했어요. "과거처럼 업종과 투자 단계를 가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흐름은 아니다"라고요. 돈은 돌아왔지만, 모두에게 돌아온 게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투자 회복이라는 말이 주는 온기와, 실제로 그 온기가 닿는 범위가 꽤 다를 수 있겠다는 느낌이요. 초기 단계 기업, 그러니까 아직 임상도 못 시작했거나 기술이전 실적이 없는 스타트업들은 이번 회복의 수혜를 제대로 못 받고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옵니다. 시장에 온기가 돌아온 것은 맞는데, 그 온기가 이미 따뜻한 곳에만 모이는 구조가 되고 있는 거죠. 신약 개발은 원래 실패가 당연한 판입니다. 수십 개의 후보물질 중 하나가 살아남아요. 그 긴 초기 구간을 버텨줄 자금이 줄어드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게 마음에 걸립니다. 지금 투자받지 못하는 초기 기업이 나중에 기술이전 성과를 낼 수도 있는 곳일 텐데, 그 가능성들이 지금 어떤 상황에 있는지는 이 숫자만으로는 알 수 없거든요. ---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요. 바이오 투자가 돌아왔다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자금이 이미 검증된 후기 단계로 집중되고 있다는 것, 이게 지금 이 시장의 진짜 모습이에요. 전체 온도계는 올라갔는데, 온도 분포는 더 불균등해지고 있습니다.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