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0 22:22 · 팟캐스트
절반이 불 꺼진 지산, 청년 임대주택으로…공급 숨통 틔운다
■주거시설 전환·규제 완화 속도 LH가 수도권 공실 매입·용도변경 민간이 오피스텔 전환땐 보증 지원 입주 업종도 네거티브식 전면 개편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6월 1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나온 발표를 이야기해볼게요. 비어 있는 산업 시설을 집으로 바꾸겠다는 얘기인데, 생각보다 꽤 복잡한 사안이에요.
공장처럼 생긴 건물 옆을 지나다 보면 1층 유리문에 '임대 문의'라고 써붙인 걸 본 적 있을 거예요. 그게 한 층이 아니라 건물 절반이 비어 있다면 어떨까요. 지금 수도권 곳곳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에요.
지식산업센터, 줄여서 지산이라고 하죠. 예전엔 아파트형 공장이라고 불렸어요. 제조업체부터 IT 스타트업까지 여러 업종이 한 건물에 모여 있는 집합형 산업 시설이에요. 2010년쯤부터 이름을 바꾸고 공급도 확 늘었는데, 지금은 그게 문제가 됐어요.
최근 3년 동안 새로 지어진 지산, 그 절반 가까이가 비어 있어요. 거의 열 칸 중 네 칸은 아무도 없는 거죠. 수도권도 마찬가지고요. 대출도 막히고 가격도 떨어지면서 경매에 나온 건수가 지난해 역대 가장 많았다고 해요.
정부가 꺼내든 카드는 이거예요. 이 빈 공간을 LH가 직접 사들여서 청년·신혼부부용 공공임대주택으로 바꾸겠다는 거예요. 새 땅을 찾아서 처음부터 짓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건물을 고쳐 쓰는 방식이라 속도가 빠르다는 거고요.
민간도 참여할 수 있어요. 지산을 오피스텔이나 기숙사로 바꾸면 방 하나당 칠천만 원을, 14년에 걸쳐 연 3%대 금리로 빌릴 수 있대요. 여기에 주차장 추가 확보 의무도 면제해주고, 보증 상품도 새로 만들어요. 문턱을 꽤 많이 낮췄죠.
그런데 저는 이 대목에서 잠깐 멈췄어요.
산업 시설을 주거 시설로 바꾼다는 게, 그냥 인테리어 공사 문제가 아니거든요. 채광, 환기, 소음 기준이 주거용 건물과 달라요. 지산은 애초에 사람이 자고 밥 먹는 공간으로 설계된 게 아니라서요. 정부 발표에는 리모델링 지원 얘기는 나오는데, 실제 주거 품질이 어떻게 관리될지는 나오지 않아요.
거기다가 지산이 몰려 있는 곳이 꼭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이랑 겹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수도권이라고 해도 어디냐에 따라 얘기가 달라지거든요. 도심 주택 공급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그 위치가 청년이나 신혼부부한테 얼마나 매력적인지는 다른 문제예요.
입주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는 것도 눈에 띄어요. 2010년 이후 처음이래요. 금지 업종 빼고는 다 들어올 수 있게 한다는 건데, 지산을 산업 공간으로서도 살려보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거죠. 주거 전환이랑 산업 용도 정상화를 동시에 밀겠다는 건데, 그게 서로 충돌하지 않을지 궁금하기도 해요. 같은 건물에서 창업 공간이랑 주거 공간이 공존하는 그림이 실제로 잘 작동하는 건지요.
오늘 기억할 건 하나예요. 공급과잉이 생겼을 때 그걸 다른 수요로 돌리는 방식, 지금 정부가 그걸 시도하고 있다는 거예요. 잘되면 두 문제를 한 번에 푸는 거고, 안 되면 문제가 다른 모양으로 옮겨가는 거예요. 어느 쪽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 것 같아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