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0 20:40 · 팟캐스트
케이조선 재매각 착수…스토킹호스 방식 채택[시그널]
유암코·KHI, 이달중 LOI 접수 매각가 유증 포함 9000억 거론 한국카본·태광산업, 유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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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9일, IB 업계 취재를 기준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한 번 팔리려다 안 팔린 회사가 있습니다. 다시 매물로 나왔는데, 이번엔 방식을 바꿨어요.
케이조선입니다. 국내 중견 조선사인데, STX조선해양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하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법정관리까지 갔던 곳이 지금은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는 회사로 바뀌었습니다.
그 케이조선을 이번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팔겠다는 겁니다.
스토킹호스, 낯선 단어죠. 경매장 논리랑 비슷해요. 보통 인수합병은 여러 후보가 동시에 뛰어들어 가격 경쟁을 하는데 — 스토킹호스는 먼저 한 후보와 손을 잡고 조건을 구체화해두는 거예요. 그 다음 공개 입찰을 열죠. 누군가 더 좋은 조건을 들고 오면 그쪽이 가져가고, 없으면 처음 후보가 삽니다. 파는 쪽 입장에서는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어요.
왜 이 방식을 택했냐 — 이미 한 번 불발된 전례가 있거든요. 올해 6월, 우선협상대상자조차 선정 못 하고 절차가 끝났습니다. 매도인인 유암코·KHI 입장에선 이번엔 그냥 빠르게, 안전하게 넘기고 싶은 거예요.
유력한 인수 후보는 한국카본과 태광산업 연합으로 거론됩니다. 흥미로운 건 태광산업이에요. 지난 매각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까지 올라갔다가 매도인과 이견을 못 좁히고 인수가 무산된 곳이거든요. 그 회사가 다시 들어온 겁니다. 이번엔 재무적투자자 역할로, 한국카본이 전략적투자자를 맡는 구조입니다.
인수에 필요한 비용은 구주 인수와 유상증자를 합쳐 약 구천억 원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케이조선이 왜 이 금액을 받을 수 있냐 — 숫자 하나만 얘기할게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두 배 반 가까이 늘었습니다. 과거 법정관리를 겪었던 회사가 이 속도로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게, 매각 협상 테이블에서 꽤 강한 근거가 되는 거죠.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부채비율 얘기입니다. 한때 이백 퍼센트를 넘던 부채비율이 지금은 백육십 퍼센트 초반대까지 내려왔다고 합니다. 방향은 맞아요. 그런데 여전히 백육십 퍼센트라는 건, 구천억 원을 들여 인수한 이후에 그 부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남는다는 거예요.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건 맞는데, 그게 지속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질문이거든요.
IB 업계에서는 케이조선의 입지 자체에 주목합니다. 진해 해군기지 인근에 있고, 미 해군 함대지원단이 상주하는 위치에요. 공급망 재편이나 친환경 선박 수요보다, 한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 시장 — 이쪽 성장 가능성을 더 크게 보는 시각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조선사를 사는 게 아니라 그 자리를 사는 거라는 시각도 있는 거죠.
스토킹호스라는 방식 자체가 흥미롭습니다. 파는 쪽은 리스크를 줄이고, 사는 쪽은 자기가 설정한 조건이 바닥이 된다는 걸 알고 들어가는 구조예요. 그런데 그게 반드시 최선의 가격을 만들어내느냐 —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경쟁이 얕아질 수도 있거든요.
오늘 기억할 게 하나 있다면 — 한 번 실패한 거래가 어떻게 다시 설계되는가, 그 구조 변화입니다. 방식이 바뀌면 누가 이기는지도 달라질 수 있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