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0 11:00 · 팟캐스트
“학교폭력 당했다” 100명 중 3명…신체폭력·따돌림 더 늘어
■피해 응답률 2.9% 역대 최대 6년 연속 증가...초등생 5.7%로 가장 높아 학교폭력 가해자는 오히려 줄어 교육부, 신종 학교폭력 대응 강화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4월, 약 한 달 동안 실시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이야기해볼게요. 교육부가 이달 9일 발표한 내용입니다.
초등학교 복도를 한번 떠올려보세요. 100명이 줄지어 걷고 있으면, 그 안에 여섯 명은 지난 학기에 폭력 피해를 경험했다는 겁니다. 여섯 명.
어떤 아이였을까요. 수업 끝나고 친구들이 우르르 나가는데 혼자 남는 아이. 단톡방에서 자기 이름이 올라오는 걸 알고도 모른 척하는 아이. 아니면 쉬는 시간마다 이유 없이 밀치는 아이를 피해서 화장실 타이밍을 재는 아이. 어떤 형태든, 그 아이들은 매일 학교를 갑니다. 그게 이 숫자 뒤에 있는 현실이에요.
이번 조사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사실상 전체 재학생을 대상으로 했어요. 삼백십구만 명이 참여했고요. 그 중에서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이 2.9%. 2013년에 이 조사가 시작된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코로나 때 잠깐 내려갔었거든요.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던 2020년엔 거의 1% 수준까지 떨어졌어요. 아이들이 서로 마주칠 일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학교 문이 다시 열리면서 수치가 올라가기 시작해서, 이제는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의 거의 두 배입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폭력이 느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서로 부딪히는 시간이 늘어난 것뿐인데 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느냐는 거죠. 원래도 이 정도였던 건지, 아니면 뭔가가 달라진 건지.
눈길이 가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욕설이나 비방 같은 언어폭력은 비율이 조금 줄었어요. 사이버 폭력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반대로 늘어난 건 신체 폭력과 집단 따돌림입니다. 두 발 맞대고, 눈 마주치면서 하는 폭력이요.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관계를 이용한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거예요.
'야차룰'이라는 말도 처음 들어봤어요. 보호 장구도 없이, 규칙도 없이 싸우는 방식을 부르는 말인데, 교육부가 이번에 새롭게 대응 대상으로 명시한 신종 폭력 유형입니다. 이름이 붙을 만큼 이미 퍼져있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하나 더 이상한 게 있어요. 피해를 봤다고 답한 비율은 올랐는데, 폭력을 가했다고 답한 비율은 오히려 내려갔거든요. 피해자는 늘었는데 가해자는 줄었다. 수치만 놓고 보면 맞지 않는 그림이에요.
연구자들은 인식의 차이로 설명해요. 가하는 쪽은 "그냥 장난이었는데"라고 느끼고, 당하는 쪽은 폭력으로 받아들이는 거라고요. 그 간극이 실제로 숫자에 찍혀 있는 셈입니다.
교육부는 예방 교육을 늘리고, 관계 회복을 사안 처리 과정에 넣겠다고 했어요. 교원 단체에서는 학교전담경찰관, 즉 에스피오(SPO)를 더 많이 배치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고요. 교육적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거죠.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꼽는다면요.
이 조사에서 피해를 봤다고 답하지 않은 아이들도 있다는 겁니다. 답을 안 한 게 아니라, 그게 폭력인지 몰랐거나, 말할 수 없었거나. 2.9%는 그걸 말할 수 있었던 아이들의 숫자예요.
학교폭력으로 도움이 필요하다면 학교폭력 신고 상담 전화 117로 연락할 수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