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0 12:17 · 팟캐스트
다시 100弗 돌파한 유가…국내 정유주 ‘방긋’ [이런국장 저런주식]
美·이란 충돌 격화에 브렌트유 3%대 상승 흥구석유·한국석유·중앙에너비스 등 급등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10일 국내 증시 기준, 그리고 현지 시간으로 9일 밤 마감된 유가를 함께 보면서 이야기 나눠볼게요.
밤사이 페르시아만 어딘가에서 유조선 다섯 척이 불탔습니다. 미국 중부사령부가 이란 유조선을 파괴했다고 밝혔고, 이란은 요르단 내 미군 기지에 탄도미사일을 쐈다고 주장했어요. 양측이 서로를 향해 실제로 뭔가를 날린 밤이었습니다.
그 밤이 끝나고 나서, 브렌트유 종가가 배럴당 백 달러를 넘었습니다. 칠월 말 이후로는 처음이에요. 숫자가 세 자리가 된다는 게 단순한 가격 이상의 신호처럼 읽히는 건 저만 그런 게 아닐 거예요.
서울 증시가 열리자마자 정유·석유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올랐어요. 흥구석유는 오전 한때 전날보다 사분의 일 가까이 올랐고, 한국석유, 중앙에너비스도 뒤를 따랐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이 기업들 실적이 좋아질 거라는 기대가 한꺼번에 쏟아진 거죠.
그런데 저는 이 대목에서 잠깐 걸렸어요.
유조선이 타고,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뉴스가 나왔는데 — 누군가는 그 뉴스를 보고 매수 버튼을 눌렀다는 거잖아요. 틀린 행동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시황은 원래 그렇게 움직이거든요. 지정학적 불안은 에너지주에는 호재로 읽히는 구조입니다. 그게 이상한 게 아니라, 그 구조 자체가 좀 묘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넓혀서 보면, 이건 한국 투자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브렌트유가 백 달러를 넘는 순간, 전 세계 에너지 관련 자산이 함께 들썩입니다. 원유 공급의 상당 부분이 중동을 통하고, 그 길목이 막힐 것 같다는 신호가 나오면 — 선물 시장, 주식 시장, 환율까지 연쇄 반응이 나타나죠.
예상과 달랐던 지점이 하나 있어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겁니다. 보통 미국 대통령은 유가가 오르면 내리도록 압력을 넣는 쪽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전쟁 여파로 고유가가 이어질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어요. 골드만삭스 쪽에서는 배럴당 백이십 달러를 넘어설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도 나왔고요.
그 말들이 시장에 어떻게 들렸을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제가 마음에 걸리는 건 이거예요. 충돌이 길어질수록 유가는 오르고, 유가가 오를수록 에너지주는 주목받고, 그러면 누군가는 이 상황이 계속되길 바라는 구조적 유인이 생기는 거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물론 그걸 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 아니에요. 다만 시장이 그런 방향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게 — 좀 불편하더라고요.
오늘 기억하실 것 하나만 드릴게요.
브렌트유가 백 달러를 넘었다는 건 숫자 하나가 아니라, 중동 공급로에 대한 불안감이 가격으로 굳었다는 뜻입니다. 그 불안이 언제 어떻게 풀릴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고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