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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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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0 21:05 · 팟캐스트

반도체 호황에 명목성장률 20% 돌파…한은 “물가·금융불균형 유의”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10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이야기를 해볼게요. --- 반도체 수출이 잘 된다고 하면, 보통 어떤 그림이 떠오르시나요. 공장이 바쁘고, 어딘가 채용 공고가 늘고, 월급이 조금 오르는 것. 그게 우리가 아는 경기 회복의 풍경이잖아요. 그런데 이번 숫자는 좀 달랐어요. ---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명목 성장률이 이십 퍼센트를 넘었습니다. 이 숫자가 왜 낯선가 하면, 보통 우리가 뉴스에서 듣는 성장률은 물가를 뺀 '실질' 숫자거든요. 명목은 거기에 가격 변동까지 합친 거예요. 쉽게 말하면, 같은 양의 반도체를 팔아도 값이 오르면 그게 그대로 성장률에 반영되는 방식이죠. 한국은행은 이번 급등이 그 구조에서 나왔다고 봤어요. 반도체 경기가 좋아지면서 수출 가격이 오르고, 그게 교역조건을 개선시켰다는 거예요. 교역조건이 좋아진다는 건, 같은 양을 팔아도 더 많은 걸 살 수 있게 된다는 뜻이에요. 기업 입장에선 공장을 더 돌리지 않아도 수익이 늘어나는 국면이죠. 그 흐름이 아이티 업종 너머로도 번지고 있다는 게 주목할 지점이에요. 조선이나 기계 같은 제조업 수익성도 함께 개선되면서 설비투자가 크게 늘었고, 한국은행은 내년에도 이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어요. ---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 그다음은요. 우선 정부 곳간이 채워집니다. 올해 상반기 국세 수입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늘었고, 내년에도 세수 증가가 이어지면 재정 여력이 생긴다는 게 한국은행의 전망이에요. 가계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을 거라고 봤어요. 임금 상승세가 조금 둔화되긴 했지만, 소득 여건이 개선되면서 소비 여력이 확대될 것이라고요. 기업에서 정부로, 정부에서 가계로. 파급의 방향은 그렇게 흐르는 거죠. --- 그런데 여기서 제가 좀 걸린 대목이 있어요. 이 흐름이 고르게 퍼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예요. 한국은행도 직접 짚었어요. 아이티 부문 호조가 일부 기업과 종사자에게 집중될 경우, 소득 개선이나 소비 회복으로 이어지는 파급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요. 명목 성장률은 이십 퍼센트를 넘었는데, 그 온기를 실제로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게 이번 보고서가 조심스럽게 남겨둔 물음표예요. 물가도 변수예요. 수요 쪽 압력까지 높아지면서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거든요. 이 때문에 이번 보고서 작성을 주관한 김종화 금융통화위원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재확인했어요. 지난 칠월과 팔월에 이미 두 차례 연속 올렸는데, 그 영향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면서도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죠. 가계부채 문제도 남아 있어요. 명목 GDP가 커지면 비율은 낮아 보이지만, 한국은행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봤어요. 소득이 개선되면 집을 사려는 수요가 늘고, 거기에 자산가격 상승 기대까지 맞물리면 금융불균형 위험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거예요. 좋은 흐름이 새로운 위험의 씨앗이 될 수 있는 구조죠. --- 오늘 기억하실 것 하나만 고르자면 이거예요. 성장률 숫자가 커졌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크기로 그 성장을 경험하는 건 아니에요. 어디서 출발했는지, 어느 업종에 있는지에 따라 같은 시기를 완전히 다르게 통과할 수 있다는 것. 한국은행이 이번 보고서에서 끝까지 경계를 놓지 않은 건, 아마 그 불균등함 때문일 거예요.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