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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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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0 10:32 · 팟캐스트

“장난감 총 들고 탱크전” 美 바이백 확대에도 국채금리 급등[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이태규 특파원의 워싱턴 플레이북 재무부, 장기 국채 바이백 3배 60억달러로 확대 시장은 실망...10년물 4.836%, 3년래 최고치 11월까지 6번 더 “더 큰 규모 바이백 신호 없어” 전문가 “먹이 계속 줘야 하는 괴물 만들었다” “구조적 해법 없인 방향 못 바꿔” 우려↑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5년 5월 9일, 현지 시간 기준으로 미국 재무부가 국채 바이백 계획을 발표한 날의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 숫자를 줄줄이 읽기 전에, 장면 하나만 먼저 떠올려 보시겠어요. 경매장에 물건이 너무 많이 쌓여 있어요. 가격이 자꾸 떨어지니까 운영자가 직접 물건을 사들이기 시작합니다. "이 정도면 분위기가 바뀌겠지" 하고. 그런데 구경꾼들은 오히려 더 의심합니다. "저렇게까지 해야 해? 그만큼 상황이 나쁜 거야?" --- 미 재무부가 한 일이 딱 이거였어요. 5월 9일, 재무부는 이튿날 최대 육십억 달러 규모의 국채 바이백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직전에 했던 규모의 세 배예요.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가 미리 예고한 대로였고, 구체적인 숫자까지 나온 거죠. 바이백이라는 게 쉽게 말하면, 이미 시장에 풀린 국채를 재무부가 다시 사들이는 겁니다. 유통 물량이 줄면 수요가 살아나고, 금리는 내려가는 게 원리예요. 금리를 잡고 싶을 때 쓰는 도구인 거죠. 그런데 발표가 나온 날, 금리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 왜 그랬을까요. 월가 일각에서는 이번 바이백 규모가 칠팔십억 달러는 되지 않겠냐고 봤거든요. 육십억이 나오자 "생각보다 작다"는 반응이 먼저 나온 거예요. 그리고 같은 날 재무부는 십년 만기 국채 삼천구백억 달러어치를 새로 발행했어요. 한쪽으로는 사들이고, 다른 쪽으로는 계속 찍어내는 상황이 이어진 거죠. 낙찰 금리는 4.834%.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7년 이후 국채 경매에서 나온 수익률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한 전략가는 이렇게 표현했어요. "탱크전에 장난감 총을 들고 간 것과 마찬가지"라고요. --- 이게 미국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불편한 지점입니다. 미국 장기 국채는 전 세계 금융 시장의 기준점이에요. 그 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따라 올라가고, 기업들의 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신흥국 채권 시장이 흔들려요. 빅테크들이 최근 역대급 규모로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는 점도 수급 압박을 키우고 있고요. 재무부가 11월까지 여섯 차례 더 바이백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이미 그 약속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어요. ---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도이치방크의 한 전략가는 "재무부가 스스로 먹이를 계속 줘야 하는 괴물을 만들어낸 것 같다"고 했거든요. 국채를 찍어내야 재정이 돌아가는데, 그 국채 금리를 잡으려면 또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을 마련하려면 또 국채를 찍어야 하는 구조요. 웰스파고와 블룸버그의 전략가들이 공통적으로 짚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지출을 줄이거나,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낮추거나, 재정 건전화를 이뤄내는 것 — 어느 것도 당장 효과가 나지 않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어느 것도 지금 미국이 빠르게 하고 있지 않아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로 세수를 늘리고, 지출을 구조조정하고, 금리를 낮추겠다고 했던 그림들이 하나씩 차질을 빚고 있다는 건 기사 말미에 짧게 언급됩니다. 하지만 그 한 줄이 사실은 이 전체 이야기의 배경이에요. ---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요. 시장이 요구하는 건 숫자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바이백 규모가 얼마냐보다, 미국이 지출과 부채 구조를 어떻게 바꿀 건지 — 그 신호가 없으면 금리는 계속 묻게 돼요. "당신, 갚을 수 있어요?"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