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0 09:14 · 팟캐스트
“주가 부담 줄였다”…홍라희 2조 지분, 블록딜 대신 이재용에 [biz-플러스]
718만주 1조9374억원 장외매수 블록딜 대신 대주주 간 직접 거래 상속세 납부 때 빌린 대출 상환 관측 李 삼성전자 지분 1.47%→1.58%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5년 6월 9일, 삼성전자 공시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이재용 회장이 어머니 홍라희 명예관장의 삼성전자 주식을 직접 사들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거래가 끝난 자리에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졌는지 —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2025년 4월, 홍라희 명예관장은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을 대규모로 팔았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블록딜 방식이었습니다. 시장이 문을 닫은 뒤, 전날 종가보다 낮은 가격에 수천만 주를 넘겼습니다. 그리고 두 달 뒤, 이번엔 다른 방식의 거래가 공시됐습니다.
이재용 회장이 어머니로부터 직접 사들인 주식은 보통주 기준 칠백십팔만 주가 넘습니다. 총 거래액은 약 일조 구천사백억 원. 매입 단가는 공시 전날 종가인 주당 이십육만 구천오백 원이 그대로 적용됐습니다. 할인이 없었습니다.
이게 왜 다른 얘기냐면 — 블록딜에는 보통 할인이 붙거든요. 대규모 물량을 받아줄 기관을 모아야 하니까, 시장 가격보다 싸게 내놓는 게 관례입니다. 4월 거래도 그랬습니다. 전날 종가보다 이 점 오 퍼센트 낮은 가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할인이 없었고, 주식도 시장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너 일가 안에서 이동한 거니까요.
삼성 일가가 보유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기 시작한 건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입니다. 부과된 상속세가 십이조 원을 넘었고, 2021년부터 다섯 해에 걸쳐 나눠 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홍 명예관장은 주식을 팔기도 했고,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기도 했습니다. 올해 4월 블록딜로 상속세 납부 자체는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대출은 남아 있었습니다. 재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그 상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이 구조가 흥미롭다고 느꼈어요. 블록딜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칠백만 주 넘는 삼성전자 주식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오면 — 2022년 3월 첫 번째 블록딜 당일, 삼성전자 주가가 일 퍼센트 가까이 떨어졌거든요. 이번엔 그 물량이 시장 밖에서 소화됐습니다. 주주 입장에서 보면 불필요한 충격을 피한 거고, 오너 일가 입장에서 보면 지분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이재용 회장은 약 이조 원 가까운 현금을 어떻게 마련했을까요. 이 부분은 공시에 나오지 않습니다. 재원 출처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지분율 변화는 기존 일 점 사칠 퍼센트에서 일 점 오팔 퍼센트로 올라가지만, 지배구조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렇다면 이 거래의 무게는 어디에 있을까요 — 지분 강화인지, 시장 보호인지, 아니면 그 둘의 경계 어딘가에 있는지.
이 거래가 공개적으로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게 — 나쁘다는 게 아니라 — 그냥 남는 질문입니다. 약 이조 원 규모의 주식이 어떤 방식으로 이동하느냐가 수백만 명의 주주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에서, 이유가 공개되지 않는다는 건 그 자체로 생각해볼 만한 지점입니다.
오늘 기억하실 게 하나 있다면 — 같은 주식이 어떤 방식으로 이동하느냐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겁니다. 거래의 내용만큼이나 방식이 의미를 가진다는 것. 이 사안에서 재계가 주목한 것도 바로 그 부분이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