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1 12:33 · 팟캐스트
미래대응기금 140개 사업 성과관리 '0'…"세수호황기에 빚부터 갚아야"[Pick코노미]
■ 野 미래기금 긴급토론회 개최 미래투자 사업비 42% 그쳐 부적합 21.7조·이관 18.3조 여유자금 104조·채무 106조 관련법 4개 입법예고 닷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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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5년 6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토론회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미래대응기금'이라는 이름,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오늘은 그 이름 뒤에 어떤 구조가 숨어 있는지를 같이 들여다보려 합니다.
마이너스통장이 있다고 생각해 보시겠어요. 잔액이 빠듯한데, 거기서 돈을 미리 빼서 통장 하나를 새로 만들어 쌓아두는 거예요. 이유는 나중을 대비해서. 근데 새 통장에 돈을 넣는 동안 마이너스통장 이자는 계속 쌓이고 있고요. 이게 오늘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정부가 내년에 미래대응기금이라는 걸 신설합니다. 총규모는 백육십이조 삼천억 원. 이름 그대로 미래를 대비하자는 취지죠. 저출산, 기술 전환, 지방소멸 같은 장기 과제에 미리 돈을 준비해두겠다는 겁니다. 방향 자체를 누가 반대하겠어요.
그런데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는 좀 달랐어요. 이 기금 안에 담긴 사업 백사십 개를 뜯어보니, 기획예산처의 성과관리 대상에 포함된 게 단 한 건도 없었다는 겁니다. 전부. 이유는 대부분 '다른 부처가 하는 사업이라서'였고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성과관리도 안 되는 사업을 굳이 미래대응기금으로 묶어 예산을 편성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업 내용도 들여다보면 더 의아해집니다. 자본을 만들거나 사람에게 투자하는 돈, 즉 기금 본래 취지에 맞는 항목은 사업비의 절반도 안 된다는 게 한국재정학회장 측 분석이에요. 농어촌 기본소득, 행정통합 인센티브, 한국전력 출자 같은 항목이 여기 들어가 있고요. 또 전체 백사십 개 중 육십 개 넘는 사업은 기존에 다른 데서 하던 걸 그냥 이 기금으로 옮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서 진짜 핵심 질문이 나옵니다. 이 기금,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냐는 거죠. 백육십이조 중 사업비 등을 빼고 남은 백사 조 원 넘는 돈은 '여유자금'으로 운용됩니다. 금융기관 등에 맡겨 굴리는 대기성 현금이에요. 그런데 이 금액이 내년 국가채무 증가액과 거의 맞먹습니다. 빚을 내서 적금 통장을 만드는 구조인 거죠.
김우철 한국재정학회장이 딱 이렇게 표현했어요. "마이너스통장에서 돈을 미리 빼서 들고 있는 것"이라고요. 저는 이 표현이 꽤 정확하게 와닿았어요. 정부는 이 여유자금을 목표수익률 삼점팔오 퍼센트로 굴리겠다고 하는데, 문제는 그 돈을 빌리는 이자율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기대 수익은 거의 없고, 이자는 해마다 수조 원씩 나가고요.
그렇다면 이게 왜 미래세대를 위한 선택인가, 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오죠. 서울시립대 송헌재 교수가 오늘 토론회에서 바로 그 질문을 던졌습니다. 호황기에 벌어들인 세수의 우선순위를 부채 상환에서 기금 적립으로 바꾸는 게 과연 미래세대를 위한 건지 정부는 답해야 한다고요. 정답을 내린 게 아니라, 질문을 남긴 거예요. 저는 그게 더 의미 있다고 봤어요.
절차 문제도 있습니다. 이 기금을 만들기 위한 법안들, 입법예고 기간이 단 닷새였어요. 행정절차법상 기본이 사십 일 이상인데, 백육십이조 규모 기금을 닷새 만에 예고하고 넘어간 겁니다.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죠.
오늘 이야기에서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미래를 위한 기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그 안의 구조까지 미래를 향하고 있는지는 별개라는 것. 어떤 돈을, 어떤 방식으로, 누가 관리하느냐 — 그게 이름보다 더 중요합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