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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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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1 15:58 · 팟캐스트

사우디에서 만든 비료, 한 톨도 사우디에 남지 않는다

사빅 애그리뉴트리언츠와 계약 체결 35억불 EPC 단독 수행·2030년 완공 탄소포집 적용, CO₂ 요소 합성에 활용 2003년 진출후 사우디서 30여건 수행 올해만 대형 수주 세번째…입지 강화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5년 7월 11일, 삼성E&A의 공시가 나온 날 기준으로 이야기합니다. 주베일. 사우디 동부 걸프만 연안에 있는 산업 도시입니다. 모래바람이 불고, 석유화학 플랜트들이 줄지어 서 있는 곳이에요. 지난 9일, 그 도시 한가운데 사빅 본사 회의실에서 계약서에 도장이 찍혔습니다. 삼성E&A와 사빅 애그리뉴트리언츠 사이에. 금액은 삼십오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사조 칠천억 원입니다. 삼성E&A가 이 계약을 따내기까지 걸린 시간을 생각해보면, 사실 20년이 넘습니다. 2003년에 사우디에 처음 들어온 이후로, 회사는 그 땅에서 30여 건의 프로젝트를 쌓아왔거든요. 발주처 입장에서 보면, 한 번 믿고 맡긴 시공사를 바꾸는 건 쉽지 않아요. 납기를 못 맞추거나 품질에 문제가 생기면 수십억 달러짜리 설비가 멈춰버리니까요. 이번에 발주처인 사빅 애그리뉴트리언츠가 사빅 본사 자회사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모회사가 아닌 자회사가 직접 삼성E&A를 선택했다는 건, 사빅 그룹 내부에서 삼성에 대한 평판이 꽤 두터워졌다는 뜻이기도 해요.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한 건설사의 수주 소식으로만 읽으면 뭔가 놓치는 게 있어요. 비료 플랜트를 짓는다는 건, 결국 식량 얘기거든요. 요소비료는 농작물 수확량을 결정하는 핵심 투입재입니다. 2021년에 중국이 요소 수출을 막았을 때 한국에서 난리가 났던 거 기억하시죠 — 농업용만이 아니라 차량 배기가스 저감장치에도 요소수가 필요했으니까요. 사우디가 지금 비료 플랜트에 대규모 투자를 집중하는 건, 에너지 수출국에서 식량 공급망의 핵심 주자로 올라서겠다는 전략이에요. 삼성E&A는 그 전략의 실행 파트너 자리에 들어간 겁니다. 여기서 제가 좀 흥미롭게 본 대목이 있어요. 이 플랜트에 피씨씨씨, 즉 연소 후 탄소포집장치가 들어간다는 부분입니다. 암모니아를 만들 때 이산화탄소가 나오는데, 그걸 버리지 않고 요소비료 합성에 다시 집어넣는 구조예요. 탄소를 줄이면서 동시에 생산 원가도 낮추는 방식인데, 사우디에서 이런 설비가 나온다는 게 처음엔 좀 의외였어요. 화석연료 기반 국가이고, 탄소 규제에 소극적일 거라는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사빅 입장에서는 요소비료를 전량 수출하는 거잖아요. 유럽이나 다른 나라에 팔려면 탄소 발자국 기준을 맞춰야 해요. 선택이 아니라 시장 접근 조건이 된 거죠. 남는 질문이 하나 있어요. 삼성E&A는 올해 들어서만 이미 세 건의 대형 수주를 연달아 따냈습니다. 이 속도를 실제로 소화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수주 잔고가 쌓이는 건 좋은 신호지만, 플랜트 업계에서 공기 지연과 원가 초과는 흔한 리스크예요. 특히 단독 수행이라는 점에서 — 파트너사에 분담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기술력과 신뢰를 쌓는 데 20년이 걸렸듯, 그걸 한 번의 삐걱임으로 날리는 데는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그 긴장감이 이 수주 소식을 마냥 축하로만 읽히지 않게 만드는 부분이에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는 이겁니다. 신뢰는 수주 공시보다 먼저 온다. 삼성E&A가 사빅 자회사의 주력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맡게 된 건, 오늘 발표된 35억 달러 때문이 아니라 2003년부터 쌓인 30여 건의 납기와 품질 때문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