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1 20:23 · 팟캐스트
삼성 직원이 대학 팹에 6개월 상주했다
포항공대 나노팹 6개월 컨설팅 성과 모아팹 소속 14개 기관, 순차 확대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5년 11월, 포항에서 열린 성과보고회 소식을 가져왔어요. 삼성전자가 6개월 동안 공공 연구소에 직접 들어가서 뭔가를 했다는 이야기인데요 — 뭘 했는지 한번 따라가 보시죠.
포항공과대학교 안에 반도체 실험 공간이 있어요. 나노융합기술원, 줄여서 닌트(NINT)라고 부르는 곳인데요. 대학이나 중소기업이 반도체 공정을 시험해볼 수 있는 공공 팹입니다. 올해 3월, 이곳에 삼성전자 직원들이 짐을 풀었어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상생협력센터 소속이었는데요. 6개월 동안 그곳에 상주하면서 현장을 봤어요. 장비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위험 요인은 어디 있는지, 작업 절차는 문서화가 됐는지.
이게 낯선 방식은 아니에요. 삼성전자는 그동안 부품·소재·장비 협력사들한테 비슷한 컨설팅을 해왔거든요. 내부에서는 '눈높이 컨설팅'이라고 불러요. 상대방의 규모와 상황에 맞춰 적용하는 방식이라서 붙은 이름인데 — 이번엔 그걸 공공기관 버전으로 만들어서 적용한 거예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공공 팹은 영리 목적이 아니잖아요. 생산량을 늘려서 수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에요. 그러니까 민간 팹에서 통하는 효율화 방식이 그대로 맞아 들어갈 거라고 보기 어렵죠.
그런데 이번에 적용된 핵심은 '파이브에스 쓰리정'이었어요. 오에스(5S)는 정리·정돈·청소·청결·습관화, 쓰리정(3정)은 정품·정량·정위치. 수십 년 된 현장 관리 원칙이에요.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장비를 원래 상태로 유지하고 점검을 정례화하는 것. 그리고 그 절차를 에스오피(SOP), 그러니까 표준작업절차서에 담아서 사람이 바뀌어도 이어질 수 있게 하는 것.
공공기관 특성상 연구자나 담당자가 자주 바뀌거든요. 노하우가 사람한테만 붙어 있으면 그 사람 떠나면 같이 사라지죠. 문서화가 핵심인 거예요.
예상과 다른 지점이 있었어요. 이번 컨설팅은 첨단 공정 기술을 넘겨준 게 아니에요. 반도체 신기술이 이전된 게 아니라, 현장 관리 방식이 이전된 거예요. 어떻게 보면 더 근본적인 거기도 해요. 최신 장비를 갖다 놓아도 유지보수가 안 되면 결국 제 성능을 못 내니까요.
남는 질문은 이거예요. 6개월 동안 한 곳에서 만든 변화가, 다음 열네 곳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뿌리내릴 수 있을까. 모아팹(MoaFab) 소속 열네 개 기관에 순차적으로 확대한다고 했는데 — '순차적으로'라는 말 안에 얼마나 많은 품이 들어가는지, 원문은 말해주지 않아요.
기억할 것 하나. 이번 협력에서 삼성전자가 건넨 건 기술이 아니라 습관이에요. 장비를 고치는 방법보다 장비를 망가뜨리지 않는 루틴.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의 밑바닥이 거기 있다는 거, 이번 사례가 보여주는 것 같아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