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1 17:19 · 팟캐스트
수출은 68.7% 늘었는데, 지갑은 닫혔습니다
■재경부 그린북 9월호 8월 ‘회복 강화’서 9월 ‘견조한 흐름’으로 중동·美관세 불확실성 ‘상존’→‘다소 확대’ 수출 68.7% 늘었지만 소비·심리는 주춤 물가 다시 3%대…청년 취업 14.3만명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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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4년 9월 11일, 재정경제부가 그린북 9월호를 발표한 날 기준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마트에 들렀는데 장바구니가 자꾸 가벼워지는 기분, 느껴보신 적 있으시죠. 살 건 그대로인데 어딘가 줄이게 되는 그 느낌.
정부는 오늘 "견조한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6월에 '회복 흐름', 7월엔 '공고해지는 모습', 8월엔 '강화되는 모습'이라고 했고요. 이달에도 그 기조를 이어갔습니다. 수출이 뒷받침하고 있거든요. 8월 수출은 반도체, 컴퓨터, 화장품이 이끌면서 작년 같은 달보다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숫자로는 이천사백칠만이라기보다, 그냥 꽤 오래간만에 보는 증가폭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정부 발표 안에 재밌는 표현 변화가 하나 있었어요. 대외 불확실성을 지난달에는 '상존'이라고 썼는데, 이달엔 '다소 확대'로 바꿨습니다. 중동 전쟁이랑 미국의 관세 조치 얘기입니다. 표현 하나 바꾼 것 같지만, 정부 공식 문서에서 이런 단어 교체는 꽤 신중하게 이뤄지거든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신호입니다.
수출은 좋은데, 소비는 주춤했습니다. 7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줄었고, 서비스업 생산도 함께 빠졌어요. 소비자심리지수도 한 달 사이 내려갔습니다. 반면 기업심리지수는 올랐어요. 가계와 기업이 지금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셈이죠.
물가도 다시 올라왔습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였어요. 7월엔 2%대까지 내려왔었는데,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선 겁니다. 장 보러 가는 사람, 외식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잠깐 숨 돌리나 했더니'라는 느낌이 드는 수치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고용 숫자입니다. 전체 취업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십팔만 명 넘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청년층 취업자는 같은 기간 십사만 명 넘게 줄었어요. 전체는 늘고, 청년은 줄었다는 게 동시에 성립합니다. 수출이 잘 되고 설비투자가 늘어나도, 그게 일자리로 이어지는 경로가 모두에게 열려 있지는 않다는 거거든요.
정부도 이 부분을 모르진 않습니다. '회복의 온기가 고르게 퍼지지 못하고 있다'는 표현을 스스로 썼으니까요.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추진하고,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오늘 기억하실 것 하나만 드리자면 이겁니다. 회복이 진짜인지 아닌지보다, 그 회복이 누구에게 닿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게 더 중요한 시점일 수 있다는 것.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