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1 08:19 · 팟캐스트
‘원청 교섭 1호’ 한동대, 결국 파업 수순 밟는다
경북지노위서 조정 중지 결정 勞 찬반투표 거쳐 파업 결정 방침 노란봉투법 시행 반년 넘었지만 현장 혼란 여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5년 6월 10일 기준으로 나온 소식입니다. 노란봉투법, 들어보셨죠. 올 3월에 시행됐고, 하청 노동자도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는 그 법입니다. 그런데 그 첫 번째 사례가 지금 파업 직전까지 왔거든요.
한동대 캠퍼스. 청소하고 건물 관리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외부 용역업체 소속이에요. 약 서른 명입니다. 이분들이 올 봄, 한동대에 직접 교섭을 요청했어요.
놀라운 건 한동대가 받아들였다는 겁니다. 법적으로 따져보기도 전에, 자발적으로요. 4월에 첫 상견례까지 했어요. 개정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과 하청이 마주 앉은 첫 사례였습니다. 출발은 꽤 좋아 보였어요.
그런데 막상 교섭이 시작되면서 문제가 생겼어요. 노조가 요구한 것들이 있었거든요. 현장 인력을 더 확보해달라는 것, 용역업체가 약속한 임금이나 단체협약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학교가 관리·감독해달라는 것. 이게 당연해 보이죠. 실제로 청소 인원이 부족하면 학교 측이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으니까요.
한동대는 달리 봤습니다. 그건 우리가 직접 결정하거나 책임질 수 있는 범위를 넘는다는 거예요.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은 건 맞지만, 그 업체 소속 근로자의 임금이나 인력 구성까지 학교가 책임져야 하냐는 거죠.
양쪽 다 틀린 말을 하는 게 아니에요. 법이 그 경계를 명확히 그어주지 않은 겁니다.
6월 4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어요. 말하자면 "더 이상 조율이 안 된다"는 공식 확인이에요. 이제 노조는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이건 자발적으로 시작된 교섭이었다는 거예요. 법적으로 싸워서 억지로 앉힌 게 아니라, 한동대가 먼저 문을 열었어요. 그런데도 파업 수순까지 왔거든요. 자발적으로 시작한 대화조차 이 지경이라면, 법이 강제하는 교섭 테이블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원청의 교섭 범위, 그러니까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가 법 어디에도 딱 떨어지게 적혀 있지 않아요. 성균관대 최준선 명예교수는 행정지침만으로는 경영권과 원청의 교섭 범위를 명확히 하기 어렵다며 재개정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정부가 지침을 내놨지만, 그 지침이 현장의 구체적인 질문들에 답을 줄 만큼 촘촘하지 않다는 얘기죠.
마음에 걸리는 건 이겁니다. 법이 '대화의 문을 열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는데, 정작 그 문 안에 무엇을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흐릿해요. 열린 문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이 들어가도 되는지, 들어가면 뭘 말할 수 있는지 모르는 상태인 거죠.
한동대 사례는 그 첫 번째 테스트였어요. 결과는 파업 직전입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자발적 대화도 갈등으로 번진 이유는 의지 부족이 아닐 수 있다는 것. 규칙이 불분명하면, 좋은 의도도 충돌한다는 거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