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1 13:41 · 팟캐스트
청주∼제주 좌석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와 합병 심사 당시 조건인 ‘좌석 90% 유지’ 의무, 공정위에 완화 요청 환율상승 및 중동전쟁으로 수요 줄었다는 이유 공정위, 대한항공 요구 모두 기각 의견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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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5년 6월 11일 기준 이야기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했다는 소식이에요.
올해 2월 초, 공정위 조사관들이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 들어갔습니다. 현장조사였어요. 그 사이, 직원 세 명이 업무용 컴퓨터 파일과 이메일을 지웠습니다.
공정위가 들어온 날부터였거든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쳐지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공정위가 꽤 오래 들여다봤어요. 결론은 이거였습니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특정 노선에서 경쟁이 사라진다. 그러니 좌석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죠. 대상이 된 노선이 총 마흔 개예요. 그 기준은 2019년에 공급하던 좌석 수의 90% 밑으로는 줄이지 말라는 거였어요.
그런데 항공사들이 그 조건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환율이 올랐고, 유가도 올랐고, 중동 상황이 좋지 않다, 그래서 수요가 줄었다는 이유였어요. 청주에서 제주로 가는 노선에 대해서는 70%만 유지해도 인정해달라고 했고요. 2026년 전체 대상 노선에 대해서는 아예 의무를 면제해달라는 요청도 있었습니다.
심사관은 두 가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저는 이 지점이 좀 걸렸어요. 항공사들의 논리 자체는 이해가 가거든요. 외부 환경이 바뀌면 조건도 바뀌어야 하지 않냐는 거잖아요. 그런데 심사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조건이 확정된 건 지난해 12월 24일이었어요. 그 이후에 상황이 새롭게 나빠졌어야 하는데, 그걸 인정하기 어렵다는 거였죠. 중동 상황도 전체 노선에서 공통적으로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고요. 항공권 발권 자료를 직접 분석한 결과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자료 삭제 건이 겹쳐 있어요. 공정위가 들어온 바로 그날부터 사흘 동안, 직원 세 명이 파일과 이메일을 지웠다는 거잖아요. 조사방해가 인정되면 공정거래법상 이 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어요. 심사관은 대한항공과 직원 세 명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뒤집어 보면, 이게 단순한 규정 위반 문제가 아닐 수 있어요. 대한항공은 조사방해 행위가 없었다고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했어요. 심사관의 판단이 최종 처분은 아니거든요. 이건 어디까지나 검사의 공소장 같은 거예요. 피심인이 의견을 낼 수 있고, 전원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절차의 중간 지점인 거죠.
마음에 걸리는 건 이겁니다. 기업결합이라는 건 두 회사가 하나가 되는 일이에요. 경쟁이 줄어들면 그 영향이 고스란히 이용자한테 가게 되거든요.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를 수 있고, 노선 선택지도 좁아질 수 있어요. 공정위가 조건을 달았다는 건, 그 우려를 인정했다는 뜻이기도 하잖아요. 그 조건을 유지할 것이냐, 바꿀 것이냐의 문제가 지금 전원회의 앞에 놓여 있는 겁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입니다. 기업결합의 조건은 합병 이후에도 살아있다는 것. 그리고 그 조건이 실제로 지켜지는지를 보는 눈이 있다는 것.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