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1 18:46 · 팟캐스트
3거래일 만에 7,000선이 사라졌다
3거래일만 종가 기준 7000선 반납 삼전·하닉 등 대형주 일제히 내려 코스닥도 1.95% 하락 ‘동반 약세’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11일 종가 기준으로 이야기를 드릴게요. 그날 마감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장 초반, 코스피는 삼백 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채로 문을 열었어요. 개장 직후 화면을 봤던 분들은 아마 잠깐 멈칫했을 거예요. 낙폭을 조금 줄이긴 했는데, 그게 위안이 됐냐 하면 — 글쎄요.
결국 코스피는 이천 포인트대 시절을 지나 힘겹게 올려놓은 칠천 선을 사흘 만에 다시 내줬습니다. 삼성전자도 이날 삼 퍼센트 넘게 빠졌어요.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 시가총액 상위권이 대부분 파란불이었죠.
이날 시장을 움직인 건 지구 반대편 해협 두 곳이었어요. 호르무즈 해협은 이미 막혀 있었고, 거기다 홍해로 이어지는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후티 반군이 장악하면서 에너지 공급망이 양쪽에서 동시에 조여드는 형국이 됐거든요. 이걸 '이중 병목'이라고 부르더라고요.
그 결과로 국제유가,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으로 배럴당 백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하루 만에 거의 칠 퍼센트 올랐어요. 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죠. 유럽중앙은행이 전날 금리를 올렸고, 시장은 미국 연준도 이달 안에 움직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한국 시장에서 특히 많이 빠진 게 반도체 장비 종목들이었거든요. 원익아이피에스, 주성엔지니어링 같은 곳들이 오 퍼센트, 칠 퍼센트씩 빠졌는데 — 이 회사들이 무슨 문제가 생긴 게 아니에요. 인공지능 열풍에 올라타 주가가 가파르게 올라온 종목들이었던 거죠. 외부 충격이 오면 기대감으로 오른 것들이 먼저 흔들린다는 걸 다시 확인한 날이었어요.
예상과 조금 다른 지점이 있었다면 — 장 초반 낙폭이 너무 커서 '오늘은 큰일 났다'는 분위기였는데, 마감 즈음엔 어느 정도 수습이 됐다는 거예요. 그게 안도의 신호냐, 아니면 단순히 저점 매수가 들어온 것뿐이냐는 — 아직 알 수 없어요.
그리고 마음에 남는 건 이겁니다. 이번 하락의 발단은 한국 내부가 아니에요. 중동의 해협 두 곳, 유럽의 금리 결정, 미국 국채 금리 — 전부 국경 밖의 일들이에요. 그러면 국내에서 뭔가를 더 잘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이 생기는데 — 그 답이 쉽지가 않습니다.
오늘 하나만 기억한다면 이겁니다. 이날 시장을 움직인 건 기업 실적이 아니라 지리였습니다. 해협 두 곳의 위치가 주가판을 바꿨어요. 그게 지금 시장의 온도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