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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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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1 12:06 · 팟캐스트

5%까지 0.05%포인트 남았다

◆이태규 특파원의 워싱턴 플레이북 美 10년물 장중 4.97%...‘저지선’ 5% 턱밑 프랑스 30년물 금리 23년 만, 영국 19년래 최고 이와중에 트럼프, 재정적자 늘리는 ‘표풀리즘’ “중동 원유 생산량, 내년 말까지 원상 회복 불가” 구조적 해법 절실하지만 美 등 각국은 소극적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현지 시간 기준 10일, 미국과 유럽 채권시장이 동시에 흔들린 날을 이야기할 텐데요. 그날 시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게 왜 지금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이야기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어느 날 오후, 미국 국채를 산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을 산다는 느낌이라고 알려져 있죠. 그런데 그 안전한 자산의 금리가, 이십오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습니다. 그날 하루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 도시 하나를 접수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유가가 하루 만에 여섯 퍼센트 넘게 올랐어요. 브렌트유 기준으로 장중 백팔 달러를 넘겼습니다. 유가가 뛰면 물가가 뛰고, 물가가 뛰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거라는 예상이 따라붙고, 그 예상이 채권금리를 끌어올립니다. 이게 하루 안에 다 벌어진 거예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불리는 5% 바로 아래까지 올라갔습니다. 장중에는 4.97%까지 찍혔고요. 동시에 유럽 쪽도 마찬가지였어요. 영국은 2007년 이후, 독일은 2011년 이후 최고치였습니다. 대서양 양쪽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날이었습니다. 이게 한 국가, 한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이번 사태의 핵심이에요. 선진국 국채라는 게 본래 서로 다른 이유로 움직여야 안심이 됩니다. 미국이 불안해도 유럽이 버티고, 유럽이 흔들려도 미국이 닻을 잡아주는 식이죠. 근데 이날은 한꺼번에 같은 방향으로 쏠렸어요.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가 의외의 곳에 있었습니다. 미 재무부가 그날 국채를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작업을 했습니다. 바이백이라고 부르는 건데요, 시장에 풀린 국채를 거둬들여서 금리 상승을 누르겠다는 거죠. 그런데 재무부가 미리 예고한 규모보다도 적게 매입했어요. 시장 반응이 어땠냐면, "탱크전에 장난감 총을 들고 나온 것 같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대응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받은 거예요.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성인 전체에 일인당 약 670만 원씩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습니다. 한 해 국방예산과 맞먹는 규모의 지출이에요. 가뜩이나 재정적자가 쌓이는 나라에서, 지출을 더 늘리겠다는 신호를 보낸 겁니다. 장기국채를 사려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나라가 앞으로 돈 값어치를 지킬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커지는 거죠. 그래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됩니다. 저는 이 대목이 조금 걸렸어요. 금리를 잡으려면 연준을 믿을 수 있어야 하는데, 대통령이 "금리 안 내리면 무역 끊겠다"고 연준을 압박하고 있거든요. 시장을 안심시켜야 할 사람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쌓고 있는 형국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을 풀려면 유가가 내려와야 한다고 말합니다. 근데 S&P 글로벌 에너지는 이란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고유가가 이제 뉴노멀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어요. 구조적인 해법이 없다는 게 더 불안한 이유입니다. 오늘 기억하실 것 하나만 남기자면요. 국채금리는 단순한 금융 숫자가 아니에요. 그 나라 정부가 돈을 빌릴 때 얼마를 줘야 하는가, 즉 국가 신뢰도의 값입니다. 그게 선진국 전체에서 동시에 오른 날이었어요.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앞으로 시장 뉴스를 볼 때 한 번씩 그 감각을 떠올려보시면 좋겠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