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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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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1 13:30 · 팟캐스트

유가 하나에 삼성전자가 4% 빠졌다

중동 분쟁 변수 늘어나는 중 유가 오르고 금리도 치솟아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 약세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3년 10월 11일, 한국거래소 오전 9시 8분 기준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장이 열리자마자 화면이 파랗게 물들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줄줄이 내려앉는 아침이었습니다. 숫자 하나만 짚고 갈게요. 코스피가 개장 직후 삼 퍼센트 넘게 빠졌습니다. 반도체 대형주 두 곳은 약 사 퍼센트 가까이 떨어졌고요. 그런데 이게 기업 실적 때문이 아닙니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체력은 나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거든요. 그러면 왜일까요. 간밤 뉴욕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면, 중동 분쟁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잇는 해협을 빠르게 장악했고,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통항 차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다 길 두 곳이 동시에 막히기 시작한 거죠. 에너지 공급망이 양쪽에서 좁아지면 어떻게 될까요. 기름 값이 오릅니다. 실제로 이날 새벽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거의 일곱 퍼센트 가까이 뛰었고, 배럴당 백 달러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공장 돌리는 비용, 물건 옮기는 비용, 결국 물가 전반이 올라갑니다. 그러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잡으려 하고요. 미국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금리를 또 올릴 거라는 이야기가 시장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거의 오 퍼센트에 육박했는데, 이 숫자가 올라갈수록 주식, 특히 기술주에는 부담이 됩니다. 미래 수익을 지금 가치로 바꿀 때 할인율이 높아지거든요. 유럽중앙은행도 전날 금리를 올렸습니다. 방향은 같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한국 반도체 기업들, 실적은 살아 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시장은 그 실적보다 멀리 있는 중동 해협의 소식을 더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기업이 잘하고 있어도, 그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이 주가를 움직이는 국면이 됐다는 거죠. 이게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뉴욕에서도 엔비디아, 마이크론 같은 기술주들이 같은 날 함께 빠졌고,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 즉 씨케이하이닉스 에이디알도 비슷하게 하락했습니다. 글로벌 기술주 전반에 같은 압력이 작용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뭐가 남느냐. 저는 이 질문이 남아요. 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유가가 어디까지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금리는 또 얼마나 더 오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 실적이라는 기준은 어디에 두어야 할까요. 불확실성이 층층이 쌓이면 투자자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요. 이건 정답이 없는 질문이긴 한데, 오늘 장이 그 질문을 다시 꺼낸 날이었습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고르자면 이겁니다. 기업 안이 아니라 기업 밖에서 시장이 흔들리는 날, 숫자보다 구조를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 어디가 막혔는지, 왜 막혔는지.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