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1 13:55 · 팟캐스트
한 달 48% 오른 종목이 하루에 흔들렸습니다
AI발 호황 기대감에 단기급등 후 거시 환경 악화에 매도세 집중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4년 4월 11일, 오전 장 중에 잡힌 이야기입니다.
주식 앱을 켠 순간, 숫자가 온통 빨간색이었다면 — 그것도 반도체 장비 종목 위주로.
한 달 전만 해도 달랐거든요. AI가 온다, 반도체 장비가 핵심이다, 그 기대로 주가가 거의 수직으로 올랐어요. 한 달 사이에 절반 가까이 오른 종목들도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4월 11일 오전, 그 흐름이 꺾였습니다.
한미반도체가 7% 넘게 빠졌어요. 다른 대형 반도체 장비 기업들도 5% 넘는 하락률을 보였고요. 반도체 장비 종목을 묶어 놓은 이티에프도 같이 흔들렸습니다. 한국거래소는 두산테스나, 티씨케이, 리노공업 같은 종목들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고, 그날 하루 공매도를 막기도 했어요. 공매도가 특정 종목에 집중될 때, 낙폭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걸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게 반도체 장비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그날 코스피도 2% 넘게 빠졌고, 코스닥도 동반 약세였거든요. 배경은 중동입니다. 중동 분쟁이 길어지면서 유가가 올랐고, 금리도 따라 올랐어요. 글로벌 투자 심리가 위축되기 시작했고, 그 여파가 국내 시장으로 들어온 거죠.
근데 여기서 좀 눈여겨볼 부분이 있어요. 코스피가 2% 빠지는 날, 반도체 장비 종목은 5~7%가 빠졌거든요. 시장 전체가 흔들린 것보다 두세 배 더 크게 흔들린 셈이에요. 왜 그럴까. 오르는 동안 변동성이 컸던 종목이거든요. 한 달 만에 절반 가까이 오른 종목이라면, 내려올 때도 그만큼 가팔라질 수 있는 거예요. AI 기대감이 주가를 빠르게 끌어올렸지만, 그 기대 자체가 실적이 아니라 미래 전망이었으니까요. 거시 환경이 흔들리면, 미래 전망 위에 쌓인 가격은 더 쉽게 흔들립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AI 호황이라는 큰 방향에 대한 기대는 틀리지 않을 수 있어요. 반도체 장비가 그 흐름에서 중요한 자리에 있다는 것도요. 근데 그 기대가 가격에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 그 사이 거시 환경이 얼마나 가격을 흔들 수 있는지는 별개의 이야기거든요. 방향이 맞다고 해서 가격이 그 방향으로만 가는 건 아니니까요.
오늘 기억하실 게 하나 있다면 이거예요. 빠르게 오른 자산은, 외부 충격이 왔을 때 시장 평균보다 더 크게 흔들린다. 그게 이날 반도체 장비 종목에서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