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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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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1 23:47 · 팟캐스트

한빛 2호기도 멈춰…원전 4기 개점휴업에 전력수급 ‘빨간불’

메가프로젝트 등 전력수요 느는데 한빛 1·2호기 모두 운영허가 만료 11월엔 월성 2호기마저 가동 중단 원안위, 운전 심의 수개월 앞당겨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5년 6월 11일, 오늘 오전 10시의 이야기입니다. 전남 영광 바닷가에 있는 발전소 하나가 조용히 멈췄습니다. 경보도 없고 사고도 없었습니다. 그냥 멈췄습니다. 40년을 채웠으니까요. 한빛 원전 2호기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12월에 1호기가 먼저 섰고, 오늘 2호기까지 멈추면서 한빛 1·2호기 모두 전력망에서 빠졌습니다. 합산 용량은 1.9GW, 대도시 하나를 먹이고도 남는 규모입니다. 이 원전이 멈춘 건 누군가의 실수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정해진 일이었습니다. 원전은 허가받은 기간이 있고, 그 기간이 끝나면 안전심사를 다시 받아야 계속 돌릴 수 있습니다. 이걸 계속운전이라고 부르는데요,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그 사이엔 그냥 멈춰 있어야 합니다. 40년을 운전한 것도 문제가 아니고, 멈춘 것도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타이밍이 좋지 않습니다. 왜 타이밍이 문제냐면, 전력수요가 지금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뛰고 있거든요. 정부가 2040년 최대 전력수요를 새로 전망했는데, 넉 달 전 전망보다 대형 원전 열아홉 기 분량이 늘었습니다. 반도체 공장, 데이터센터, 메가프로젝트들이 한꺼번에 달려들면서 그렇게 된 겁니다. 그런데 이 수요는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닙니다. 상당 부분이 2030년대 초에 현실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신규 원전을 지으면 되지 않냐,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원전은 부지를 고르고, 인허가를 받고, 짓고, 계통에 연결하기까지 빨라도 십수 년이 걸립니다. 송전망 공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요가 먼저 도착하는 겁니다. 그래서 기존에 있는 원전을 계속 돌리는 게 현실적으로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거예요. 여기서 뒤집어봐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계속운전 허가를 받는다고 그때부터 10년이 주어지는 게 아닙니다. 원래 허가 만료일부터 계산합니다. 그러니까 만료 뒤 삼 년이 지나서 허가가 나면, 실제로 더 돌릴 수 있는 기간은 칠 년밖에 안 됩니다. 심사가 늦어질수록 가동 기간이 그냥 날아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오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한빛 1·2호기와 고리 3·4호기의 계속운전 허가안을 회의에 올렸습니다. 당초 2027년 상반기에 올리겠다고 했던 건데, 수개월 앞당긴 겁니다. 올해 11월엔 월성 2호기 허가도 만료됩니다. 그때까지 심사가 안 끝나면 멈춰 서는 원전 설비가 4.5GW로 늘어납니다. 제가 이 대목에서 좀 걸리는 건 속도의 문제입니다. 심사를 앞당기는 건 맞는 방향일 수 있습니다. 공급 공백이 현실이고, 수요는 빠르게 오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빨리 하는 것과 꼼꼼히 하는 것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느냐, 이건 정말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원전 심사가 빨라졌다는 게 안심할 소식인지, 긴장할 소식인지, 저는 아직 한쪽으로 단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원전이 멈춘 게 뉴스가 아닙니다. 멈춰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중에 다시 돌릴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 그게 오늘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