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2 08:31 · 팟캐스트
유가 102달러, 코스피 7000선이 흔들렸다
유가 오르고 금리도 치솟아 증시 수급은 연초 대비 악화 “이익 지속 반도체 주목해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12일 한국거래소 마감 기준입니다. 코스피가 6,900선 아래로 내려간 날의 이야기예요.
장이 열리는 오전 아홉 시. 코스피 전광판에 숫자가 떴는데, 전날보다 세 퍼센트 넘게 빠진 채로 시작했어요. 하루 만에 지수가 이백 포인트 넘게 떨어진 거거든요. 그걸 보고 있던 투자자들 마음이 어땠을지, 조금은 짐작이 가죠.
낙폭은 장 마감 무렵 일부 줄었어요. 그래도 6,900선 아래로 내려간 건 사흘 만이었습니다.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였죠.
이게 왜 이렇게 됐냐 — 하나만 꼽기 어렵다는 게 문제예요. 중동 분쟁 얘기부터 해볼게요.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부를 장악했어요. 그리고 이란이 걸쳐 있는 호르무즈 해협은 이미 불안한 상황이고요. 석유가 이동하는 두 개의 길목이 동시에 막히고 있는 거예요. 한쪽도 아니고 양쪽에서요.
그 결과가 유가에 바로 나타났어요.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 가격이 하루 만에 배럴당 102달러 넘게 올랐거든요. 상승폭이 거의 일곱 퍼센트에 육박했어요.
금리도 오르고 있어요.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렸고, 시장은 미국 연준도 이달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고요.
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올라요.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더 올려야 해요. 금리가 오르면 기업 이익이 줄고, 주가는 하락 압력을 받아요. 이 사이클이 동시에 돌아가고 있는 거죠.
SK증권은 이 상황에서 코스피 단기 상단을 7,500으로 제시했어요. 올해 초 반도체 업종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됐을 때 적용하던 기준으로 돌아간 거예요.
그런데 여기서 제가 좀 걸렸던 대목이 있어요. 고금리가 오면 성장주가 타격을 받는다는 건 상식처럼 통해요.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들은 미래 이익에 높은 가치를 매기는데, 금리가 오르면 그 미래 가치가 줄어들거든요. 반도체도 성장주잖아요.
그런데 SK증권은 반도체는 좀 다를 수 있다고 봤어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에 투자를 계속 쏟아붓고 있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성장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거예요. 고금리라는 압력이 있어도, 수요 자체가 살아있다는 논리죠.
이게 맞는 얘기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지금 이 불확실성은 단순히 금리 하나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이슈, 소비 둔화까지 한꺼번에 엮여 있어요. 그 와중에 한 업종이 버텨줄 거라는 기대가 얼마나 탄탄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 — 그건 좀 더 지켜봐야 하는 것 같아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유가와 금리가 같이 오르는 구간에서는 시장이 고를 수 있는 피난처가 많지 않아요. 반도체가 상대적으로 낫다는 얘기는,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얘기가 아니에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