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4 23:37 · 팟캐스트
국부펀드 KIC, 美 실리콘밸리서 IR 행사…K스타트업 지원 [시그널]
현지 대형 VC 다수 참여 한국 제조업 경쟁력 주목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14일 기준 이야기입니다. 사흘 전인 9월 11일, 한국 시간으로는 12일 새벽,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조용한 행사가 하나 열렸어요.
회의실 안에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앉아 있습니다. 피칭 자료를 들고. 맞은편엔 실리콘밸리 VC 심사역들. 그런데 이 자리를 마련한 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도, 민간 투자사도 아니에요. 한국 국부펀드입니다.
KIC, 한국투자공사라고 하죠. 우리나라 외환보유액과 공공자금을 해외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곳이에요. 운용자산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약 336조 원. 글로벌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입니다. 그 KIC가 이번엔 한국벤처투자와 함께 국내 스타트업 서른 곳을 샌프란시스코로 데려간 거예요.
생각해보면, KIC가 원래 하는 일은 돈을 굴리는 겁니다. 해외 주식, 채권, 대체투자. 누군가의 사업을 소개해주는 브로커 역할이 아니었거든요. 2005년 설립된 이후 약 스무 해 동안 쌓은 누적 수익이 약 189조 원 — 이 기관이 이제 IR 주선자로 나선 거예요. 역할의 경계가 움직이고 있는 셈이죠.
이게 한국 스타트업 한 팀의 이야기가 아닌 이유가 있어요. 실리콘밸리 VC들은 한국 스타트업을 잘 모릅니다. 언어 장벽이 있고, 정보가 없고, 신뢰 관계도 없어요.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연결이 안 되면 투자는 안 일어납니다. 이번 행사에 노터블캐피털, NEA 같은 현지 주요 VC 관계자가 백여 명 왔다는 건 — 그냥 숫자가 아니에요. 그 사람들이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는 게 중요한 거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노터블캐피털 관계자가 한 말인데, "한국은 제조업, 로보틱스, 방산, 반도체에서 뛰어난 국가"라고 했거든요. 이게 칭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선이기도 하잖아요. 실리콘밸리가 한국 스타트업을 보는 렌즈 — 피지컬 AI, 즉 로봇이나 자율주행 같은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기술.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 그 틀 안에 한국이 놓여 있다는 거예요. 이 자리가 열렸다는 것 자체는 분명히 의미 있는 진전인데, 그 의미가 어떤 방향으로 굳어질지는 좀 더 봐야 할 것 같아요.
남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KIC가 이 역할을 계속 한다고 했을 때, 누가 거기 올라탈 수 있을까요. 서른 팀이 선발됐다고 했는데 — 어떤 기준으로, 누가 고르는 건지. 국부펀드가 스타트업 생태계의 구심점이 된다는 게 좋은 일일 수 있어요. 근데 구심점이 하나뿐이면, 그 주변에 있지 않은 팀들은 어떻게 되는 건지. 답은 모르겠어요. 다만 그 질문은 계속 가져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기억할 건 하나예요. 국부펀드가 돈을 굴리는 것에서 연결을 만드는 것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 변화가 어디까지 갈지는, 지금은 아무도 모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