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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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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4 08:50 · 팟캐스트

빅파마 장바구니에 한국 물건이 없다

■K바이오 상반기 기술수출 ‘0’ RNA 기술수출 中 기업 62% 차지 지난해 이중항체 ADC의 67% 보유 韓은 ‘개념증명 단계’ 자산 부족해 제약·바이오 中 개발 인프라 활용 “협력과 동시에 R&D 역량 키워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6년 9월 13일 서울경제가 공개한 분석을 바탕으로 합니다. 국가신약개발재단 자료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글로벌 기술수출 현황을 들여다본 건데요. 숫자가 좀 낯설 수 있는데, 천천히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 제약회사 한 곳이 연구소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하나 만들었다고 상상해봅시다. 수년을 쏟아부었고, 동물실험에서 꽤 괜찮은 결과가 나왔어요. 그런데 막상 글로벌 빅파마 문을 두드리려고 보니 — 비슷한 기술을 가진 경쟁자들이 이미 줄을 서 있는 거예요. 그것도 훨씬 앞선 단계에서. --- 이번 분석에서 드러난 게 바로 그 장면이에요.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공개된 ADC, 그러니까 항체에 약물을 붙여 암세포에 정밀하게 쏘는 기술 관련 계약 총액에서 중국 기업이 차지한 몫이 91%입니다. 10개 중 아홉 개가 중국 자산이었던 거죠. RNA 분야에서도 62%가 중국이었어요. 그러면 국내 기업은요? 올해 상반기에 ADC와 RNA 분야 기술수출 계약이 한 건도 없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에 RNA 쪽에서 올릭스, 알지노믹스 등이 성과를 낸 게 마지막이었고, 올해는 조용했어요. --- 이게 왜 지금 문제가 되는 건지,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ADC나 RNA 기술은 지금 글로벌 빅파마가 가장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분야예요. 기존 항암제의 한계 —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내성이 생기는 문제 — 를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거든요. 빅파마 입장에서는 직접 개발하기보다 이미 어느 정도 검증된 자산을 사오는 게 빠르고 효율적이에요. 그 '기술 쇼핑'이 지금 한창 진행 중인데 — 한국이 그 명단에 잘 보이지 않는 거예요. ---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뒤집어 생각해볼 지점이 있어요. 전문가들은 이게 기술력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해요.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기술력의 문제라기보다 개념증명까지 이뤄진 자산이 적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빅파마들이 원하는 건 '이론적으로 될 것 같은 물질'이 아니라, 실제 사람에게 투여해서 작동한다는 걸 확인한 단계의 자산이라는 거죠. 즉,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검증 단계까지 밀어붙일 자원과 시간이 부족한 거예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기술력 문제면 근본적으로 다시 쌓아야 하는데, 단계의 문제라면 — 지금 있는 자산을 조금 더 앞으로 끌고 나가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 그래도 마음에 남는 건 따로 있어요. 국내 기업들이 지금 택하고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중국 기업과의 협력이에요. 전임상을 함께 진행하거나, 중국 제약사에 기술을 수출하는 방식으로요. 중국의 개발 인프라가 빠르고 비용이 낮으니까요. 그런데 한 가지가 걸려 있어요. 중국 상무부가 차세대 바이오 기술을 수출 제한 목록에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거든요. 지금은 중국과의 협력이 현실적인 선택지지만, 그 문이 좁아지면 어떻게 되는가. 협력 전략과 자립 역량을 동시에 키워가는 게 맞는 방향이겠지만 —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인지는 모르겠어요. --- 오늘 하나만 기억한다면 이겁니다. 빅파마의 기술 쇼핑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몰라요. 지금 이 창이 열려 있을 때, 자산을 검증 단계까지 끌어올릴 수 있느냐 — 그게 K바이오가 지금 마주한 시간의 문제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