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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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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4 13:56 · 팟캐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당사의 제안에 거절 의사를 전달한 것은 사실입니다." 한국전력 관계자의 말입니다.

5년치 요금 삼성 20조·하이닉스 5조 한전 “양사 거절 의사 전달한 것 사실” 전력망 재원 확충에도 자금 부담 판단 한전 부채 211조…사채 특례 종료 임박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14일 기준으로 전해진 소식입니다.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건넨 제안 하나가 거절당했어요. 숫자가 좀 큰 이야기입니다. --- 전기요금 고지서가 날아온다고 상상해 보시겠어요. 올해치가 아니라, 앞으로 다섯 해 치가 한꺼번에. 그걸 지금 내라는 제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갔습니다. 두 회사는 거절했어요. --- 한전이 제안한 금액은 총 스물다섯 조 원이었습니다. 삼성전자에 약 스무 조, SK하이닉스에 약 다섯 조. 각각 지난해 낸 전기요금 기준으로 딱 다섯 해 치에 해당하는 금액이죠. 취지 자체는 납득이 가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처럼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지역에 송변전망을 미리 깔아두려면 돈이 지금 필요하거든요. 한전 입장에선 나중에 받을 돈을 앞당겨 받는 것이고, 기업 입장에선 어차피 쓸 전기요금을 미리 납부하는 셈이라 손해는 아니다, 라는 계산이었을 겁니다. 이자도 국고채 이년물 금리보다 높게 얹어주고, 반기마다 전기요금 청구서에서 원금과 이자를 차감해 준다고 했으니까요. 구조만 보면 기업이 한전에 장기 자금을 빌려주는 거예요. --- 그런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취지엔 공감한다고 했지만, 스물다섯 조라는 금액을 한꺼번에 집행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거죠. 이게 단순히 돈이 없어서가 아니에요. 오히려 최근 메모리 업황은 꽤 좋거든요. 문제는 반도체 산업 특유의 굴곡입니다. 지금 잘 된다고 해서 앞으로 다섯 해가 지금과 같을 거라고 전제하는 건, 이 업계에선 쉽지 않은 판단이에요. 몇 년 전만 해도 반도체 기업들이 얼마나 혹독한 다운사이클을 겪었는지를 생각하면, 이해가 가시죠. ---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한전은 왜 이 시점에 이런 제안을 해야 했을까, 라는 거요. 한전의 총부채가 지금 이백십조 원을 넘습니다. 하루에 이자만 백십오억 원씩 나가고 있어요. 그리고 한전채 발행 한도를 자본금의 다섯 배까지 늘려준 정부 특례가 2027년 말에 끝납니다. 그게 끝나면 한전이 쓸 수 있는 카드가 하나 줄어드는 거거든요. 즉, 한전이 이 제안을 꺼낸 건 갑작스러운 아이디어가 아니라 재원을 어떻게든 당겨와야 하는 압박 속에서 나온 거예요. 기업들의 선납금이 들어오면 추가 회사채 발행을 줄이면서 전력망 공사를 앞당길 수 있었는데, 그 경로가 막힌 겁니다. 그럼 이제 한전은 어떻게 할까요. 전력망은 지어야 하고, 돈은 더 필요하고, 기존 특례는 끝나가고 있어요. 이 빈자리를 어떤 방식으로 채울지, 그게 결국 전기요금이나 에너지 정책에 어떻게 연결될지는 아직 나온 이야기가 없어요. --- 오늘 기억하실 게 있다면 이겁니다. 반도체 기업과 전력 공기업 사이의 이 거래가 성사됐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기간 전력망을 짓는 돈을 어디서 어떻게 끌어오느냐는 질문이 아직 답이 없다는 것. 그게 이 뉴스의 진짜 여운인 것 같거든요.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