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4 11:15 · 팟캐스트
"연무장길 1층은 공실률이 사실상 0%입니다." 성수동에서 일하는 공인중개사 A씨의 말입니다. 2층 이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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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이천이십육년 구월 십삼일, 서울경제신문이 서울시 인허가 자료를 분석해 보도한 내용을 기준으로 합니다.
주말 저녁, 성수동 연무장길. 카메라를 든 외국인 여행자들이 골목을 오가고, 팝업 스토어 앞에는 줄이 서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오늘 밤 어디서 자는지, 아무도 말하지 않죠.
호텔이 없거든요. 아직은.
성수동1·2가에서 정식으로 영업 중인 관광숙박업소, 그러니까 호텔이나 호스텔 같은 시설은 올해 구월 기준으로 일곱 곳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단 한 곳이었어요. 늘긴 늘었는데, 명동과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명동 상권에는 지금 쉰 곳이 넘는 관광숙박업소가 있고, 거기에 민박업소까지 합치면 아흔다섯 곳이 더 있어요. 성수는 그 숫자를 따라잡을 인프라가 아직 없습니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게 에어비앤비형 민박이에요. 공식 명칭으로는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이라고 하는데, 일반 주택을 여행자에게 빌려주는 방식이죠. 성수의 이런 업소가 이천이십삼년에 다섯 곳이었어요. 그게 올해는 백사십 곳입니다. 불과 삼 년 만에 스물여덟 배가 된 거예요.
저는 이 숫자를 보면서, 숙박업소가 느는 게 문제라기보다 왜 이게 유일한 해법이 됐는지가 더 걸렸어요.
외국인 관광객이 명동만큼 몰려드는 곳인데, 호텔을 짓고 싶어도 쉽지 않은 구조가 있어요. 서울시는 이천이십사년에 성수 준공업지역 전체를 'IT문화콘텐츠 산업·유통 개발진흥지구'로 묶었어요. 규모를 기존의 약 네 배 가까이 늘리면서 개발 인센티브는 IT산업과 연구개발, 영상·콘텐츠 업종에 집중했습니다. 숙박시설을 지으면 용적률을 높여준다는 조항은 없어요.
명동은 다릅니다.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어서, 올해 초 개편안에서도 관광숙박시설을 지으면 용적률을 최대 일점삼 배 완화해주는 조항이 생겼거든요. 시가 관광 기능을 키우겠다는 신호를 직접 보내는 거죠.
성수는 그 신호가 아직 없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게 누군가의 실수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에요.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최황수 교수는 도시 계획은 보통 십 년 이상을 내다보고 짠다고 했어요. 성수가 지금 같은 관광 상권으로 떠오른 건 비교적 최근 일이라, 계획에 미리 반영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는 얘기죠. 도시가 계획보다 먼저 바뀌어버린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민박이 급증하는 건, 시장이 빈자리를 스스로 메우는 방식이에요. 문제는 이게 지속 가능한 방식인가, 주거 공간이 숙박으로 빠져나가면 기존에 살던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가, 그 질문은 아직 열려 있다는 거예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는 이겁니다. 사람은 계획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도시가 그 속도를 따라잡는 방법은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