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4 23:44 · 팟캐스트
정유사 긴급 소집…非중동산 원유 수입땐 운임 차액지원 확대
[정부, 유가 방어 총력전] 해협 막히고 사우디 송유관 피격 수에즈운하 우회엔 30일 더 필요 석유 최고가격제 추가 연장 전망 수급 안정화 진단 지표 개발 추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이천이십육년 구월 십사일 기준으로 전해드립니다. 이날 오전, 정부가 예정에 없던 회의를 열었습니다.
유조선 한 척이 홍해에서 항로를 바꿉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쪽으로는 못 가거든요. 예멘 반군이 그 해협의 길목을 틀어쥐었으니까요. 수에즈 운하를 빙 돌아가야 합니다. 삼십 일이 더 걸립니다.
한 달입니다. 기름을 실은 배가 한 달 더 바다 위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거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 대신 썼던 동서 파이프라인, 이라크에서 날아온 드론 공격을 받고 멈췄거든요. 우회로마저 막힌 셈입니다.
이걸 보고 산업통상부가 당일 긴급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에쓰케이에너지, 지에스칼텍스, 에쓰오일, 에이치디현대오일뱅크, 정유 사 전부 불렀어요.
숫자 하나만 짚고 가겠습니다. 한국이 올해 일월부터 칠월까지 사우디에서 들여온 원유, 전체 수입의 삼 할이 넘어요. 국가별로 따지면 단연 일 위입니다. 그 공급선이 흔들리고 있는 거죠.
그리고 유가는 이미 움직였습니다. 지난달 초 배럴당 팔십 달러 초반이던 두바이유가 구월 십일일에는 백이십삼 달러를 넘었어요. 한 달 사이에 오십 퍼센트 가까이 오른 겁니다.
여기서 제가 좀 걸린 대목이 있어요. 정부는 이미 구월, 시월분 원유 물량을 전년의 구십 퍼센트 이상 확보했다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당장 이번 달 주유소가 마른다거나 그런 상황은 아닙니다.
그런데 회의를 연 거잖아요. 지금 당장의 물량 문제가 아니라, 이다음이 걱정인 거예요. 파이프라인 복구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우회 항로는 비용이 더 붙어요. 그 비용이 어디로 가겠어요. 결국 가격에 얹히게 됩니다.
정부가 꺼낸 카드 중 하나가 운임 차액 지원입니다. 사우디 대신 미주나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서 원유를 들여올 때 먼 데서 오는 만큼 운임이 비싸지잖아요. 그 차이를 정부가 일부 메워주겠다는 거예요. 기업이 대체 공급처를 찾을 유인을 만드는 거죠.
그런데 저는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가격 상한제 얘기입니다. 올해 삼월 중순부터 계속 석유 최고가격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구월 십팔일이면 이번 차수가 끝나요. 유가가 다시 오르는 상황에서 연장 안 하기도 어렵고, 연장하면 정유사 쪽에서는 마진이 눌리고. 어느 쪽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거기다 엘엔지, 그러니까 액화천연가스 가격도 원유에 연동해 오르거든요. 당장 수급 문제는 아닌데, 시간이 좀 지나면 전기요금이랑 난방비에 반영될 수 있어요. 지금의 유가 상승이 올겨울 난방비 고지서로 돌아올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기겠습니다. 지금 에너지 위기는 '원유가 없다'는 문제가 아니에요. '어디서 어떻게 들여오느냐'의 문제입니다. 물량은 있는데 길이 막혔고, 돌아가면 비용이 붙고, 그 비용이 결국 가격으로 번역됩니다. 그 번역의 속도를 얼마나 늦출 수 있느냐, 그게 지금 정부가 싸우고 있는 지점인 것 같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