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5 00:14 · 팟캐스트
특허는 났지만, 약은 아직 없습니다
장기지속형 제제 기술 기대감 추가 비임상·임상시험 시험대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이천이십육년 구월 십사일 오후 기준으로 나온 소식입니다.
주사를 맞는다고 상상해 보시겠어요. 일주일에 두 번. 매번 피부 아래로 바늘이 들어갑니다. 한 번도 아니고, 한 달도 아니고, 그게 치료 기간 내내 반복되는 거죠.
이게 싸이모신 알파원이라는 면역조절 약물의 현실이었어요. 이 약은 티세포를 깨워서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펩타이드인데, 문제가 하나 있었거든요. 물에 잘 녹고, 몸 안에서 너무 빨리 분해됩니다. 그러니까 약이 효과를 내려면 계속 보충해줘야 했던 거예요.
삼익제약이 지난달 이십칠일, 이 문제를 다르게 접근한 특허를 국내에 등록했습니다. 핵심은 약을 미립구 안에 가두는 거예요. 미립구라는 건 머리카락보다 가는 생분해성 고분자 알갱이인데, 이 안에 약을 봉인해두면 알갱이가 몸 안에서 천천히 녹으면서 약도 조금씩 빠져나오는 구조입니다. 회사 측은 이 기술로 월 일회 수준의 주사제 개발 가능성을 확보했다고 밝혔어요.
주 이회에서 월 일회. 단순히 횟수가 줄어드는 게 아니에요. 약을 맞으러 병원에 가는 날, 주사 부위가 아물기 전에 다시 맞아야 하는 간격, 그 반복이 만들어내는 피로감 — 그게 치료를 중단하거나 미루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거든요. 장기지속형 제형은 그래서 약 자체의 효과만큼이나 환자가 치료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느냐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 기술이 싸이모신 알파원에만 적용되는 건 아닐 수 있어요. 비슷하게 체내에서 빨리 분해되는 펩타이드 계열 약물은 꽤 여럿이거든요. 미립구 방출 제형은 이미 다른 약물에서도 쓰이고 있고, 삼익제약이 이번 특허로 확보한 건 그 기술의 이 약물 버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기사도, 회사도 명확하게 선을 긋고 있거든요. 이번 특허는 가능성을 확보한 것이지, 상용화가 결정됐다는 얘기가 아니라고요. 여기서부터 실제 약이 되려면 비임상 시험, 임상 시험, 허가 절차가 전부 남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나올 수도 있고, 일정이 길어질 수도 있어요. 특허 등록이 출발선이라면, 약이 나오는 건 결승선인데, 그 사이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는 거죠.
오늘 주가가 십육 퍼센트 넘게 올랐습니다. 시장은 이미 기대감을 가격에 반영했어요. 그 기대가 얼마나 앞서 있는 건지, 아니면 충분히 합리적인 건지 — 그 판단은 지금 이 순간엔 열려 있습니다.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 정도입니다. 특허는 가능성의 문을 연 것이고, 약이 되는 건 그 문 너머의 이야기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