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4 08:14 · 팟캐스트
1,440억 달러 기술 거래, 한국 몫은 0건
상반기 거래 전년比 15%·76%↑ ADC 계약규모 3.4배·RNA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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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상반기, 그러니까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9월 13일에 보도한 내용인데요,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꽤 선명한 그림 하나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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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형 제약사 전략팀이 있다고 해보죠. 하반기 파이프라인 회의가 열립니다. 슬라이드에는 항암제 한 줄이 빠져 있어요. 몇 년 후면 특허가 풀립니다. 그 자리를 어떻게 채울지가 이번 회의의 주제입니다. 그리고 결론은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바깥에서 사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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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신약개발재단, KDDF의 자료를 서울경제신문이 분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주요 기술 거래는 백이십 건, 규모로는 천사백사십억 달러였어요. 1년 전보다 건수는 열다섯 퍼센트, 규모는 일흔여섯 퍼센트 늘었습니다.
특히 ADC 계열이 눈에 띕니다. ADC는 항체에 세포독성 약물을 붙여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차세대 항암제 형태예요. 계약 건수는 오히려 줄었는데, 규모는 세 배 반 이상으로 뛰었습니다. 더 적게 샀는데 더 비싼 걸 샀다는 뜻이죠. RNA 계열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보핵산 기반 치료제들인데, 거래 규모가 1년 새 두 배를 넘겼습니다.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은 이렇게 말했어요. 기존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고, 빅파마들이 그 빈자리를 채울 기술을 사러 나서고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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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왜 한 회사의 일이 아니냐면, 빅파마의 구매 패턴이 바뀌면 그 파급이 납품사 생태계 전체로 번지기 때문입니다. 어떤 모달리티에 돈이 몰리는지가 결정되면, 그 방향으로 연구비가 쏠리고, 인력이 이동하고, 나중에는 규제 기관의 심사 경험도 쌓입니다. 시장이 하나의 방향을 선택하면, 그 방향에 없는 기술들은 상대적으로 설 자리가 줄어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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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좀 걸리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국내 기업의 ADC·RNA 기술수출이 올해 상반기에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사실이에요. 0건입니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술이 없어서일 수도 있고, 있기는 한데 아직 팔 수 있는 단계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혹은 협상 자체가 진행 중인 것들이 있는데 이번 집계에 잡히지 않은 것일 수도 있어요. 숫자 하나가 전체 맥락을 다 말해주지는 않거든요.
다만, 글로벌 빅파마들이 ADC와 RNA에 이 정도로 지갑을 열고 있는 타이밍에, 그 거래 목록에 국내 기업 이름이 없다는 건 — 단순히 아쉽다는 말로 넘기기엔 좀 무거운 숫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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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대목이 좀 마음에 걸렸어요. 거래 규모의 격차보다도, 거래 테이블에 앉을 기회 자체가 어디에 있느냐 하는 문제요.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그 기술을 팔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은 다른 일이거든요. 어느 쪽이 더 어려운지는,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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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기자면 이겁니다. 글로벌 제약 시장이 무엇을 사고 싶어 하는지는 이미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이 어느 타이밍인지는 수치가 말해줘요. 그 타이밍 안에 어떻게 들어갈 것인지는, 수치 바깥의 이야기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