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4 07:24 · 팟캐스트
4개월 살고 17년 보유, 투기일까요
■ 이형일, 청문회 서면 답변 거주·비거주 차등 원칙은 재확인 후보자 과천집도 비거주에 해당 “부득이한 사유 탄력적으로 검토” 국회서 추가 규제완화 가능성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13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가 국회에 제출됐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그 답변서 안에 담긴 문장 하나에서 시작합니다.
과천 아파트가 있습니다. 2009년에 샀고, 그 뒤로 쭉 비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살았던 건 딱 네 달. 그런데 17년이 지나도록 팔지 않았습니다. 이 집의 주인이 바로 이형일 후보자입니다.
본인이 비거주 1주택자인 상황에서 국회에 이런 답변을 냈습니다. "거주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투기적 수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재건축으로 멸실된 주택에 한정한 발언이라고 선을 긋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 문장이 나온 맥락을 보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정부는 이미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올려놓은 상태입니다. 그 위에 나온 발언이거든요.
세금 정책에서 "단정하기 어렵다"는 표현은 꽤 무게가 있습니다. 더 손대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라, 더 볼 여지가 있다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추가 완화 방안들이 벌써 거론되고 있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공제 한도를 합산 18억 원으로 높이는 것,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일정을 미루는 것. 확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검토 대상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습니다. "거주용 1주택은 최대한 보호하되, 거주하지 않는 주택에 대해서는 과세 정상화를 추진했다"는 말도 답변서에 함께 있거든요. 거주하면 보호하고, 거주 안 하면 더 걷겠다는 원칙인데, 그 바로 뒤에 비거주를 투기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말이 붙어 있습니다.
원칙과 예외가 동시에 제시될 때, 예외가 얼마나 넓어질지는 국회 세법 심의 과정에서 결정됩니다. 불가피한 비거주 인정 사유를 시행령으로 "탄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표현도 나왔으니까요.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어디까지를 불가피한 비거주로 볼 것인가. 재건축 멸실 주택은 분명 특수한 사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경계선이 어디에 그어지느냐에 따라, 같은 원칙이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그 선을 누가 어떻게 긋는지가 이 이야기의 실제 무게입니다.
오늘 기억할 건 하나입니다. 정책의 방향은 원칙이 결정하지 않습니다. 예외의 범위가 결정합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