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4 16:45 · 팟캐스트
미시간에 간 한국 배터리, 서울에 다시 모였다
휘트머 “韓기업과 차세대기술 개발” 14일 진출 기업인과 오찬 간담회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14일 기준 이야기입니다. 이날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한국 기업인들과 미국 주지사 한 명이 점심을 함께 먹었습니다.
테이블 위에 메뉴판 대신 올라온 건 배터리였습니다. 차세대 모빌리티였고, 첨단 제조 공장이었습니다. 그걸 어디에 짓느냐, 누구와 함께 짓느냐 — 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자리에 앉은 쪽을 들여다보면, 한국 측은 삼성에스디아이, 엘지에너지솔루션, 한세모빌리티 같은 배터리·자동차 부품 기업들이었습니다. 무역협회 회장단과 한미경제협의회 회원사까지 합쳐 열아홉 명. 맞은편에는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를 포함한 사절단 열다섯 명이 앉았습니다. 비공개 라운드테이블이 아니라, 협력 의지를 공식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한국무역협회장 윤진식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직접적으로 요청했습니다. 공급망 안정화, 무역, 투자 — 세 분야에서 미시간주가 한국 기업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어달라고요. 이건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꽤 구체적인 요구입니다.
휘트머 주지사가 미시간주를 이끄는 방식은 조금 독특합니다. 전통적으로 미시간은 디트로이트, 즉 내연기관 자동차의 상징이었죠. 그 자산을 버리지 않으면서 배터리와 청정에너지 공급망을 새로 유치하는 전략을 써왔습니다. 산업 전환기에 기존 기반을 레버리지로 쓴 셈입니다. 그 결과 미 정치권에서 실용적 경제 정책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고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이 자리는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러 가는 이야기입니다. 한국 기업들이 미시간주에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만들면, 수혜는 미시간주에 먼저 가는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한국 측이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투자자가 오히려 우리를 좋아해달라고 부탁하는 모양새입니다.
이게 이상한 게 아닙니다. 지금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마주한 현실이 그렇다는 거죠. 미국 보조금 체계 안에서 미시간주 같은 주 정부의 협력이 없으면 공장을 짓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부지 선정부터 인허가, 지역 인력 연결까지 — 주 정부와의 관계가 곧 사업의 속도입니다. 그래서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한 투자처 선택이 아니라, 파트너십 관리의 문제입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고르면 이겁니다. 지금 한국 배터리·모빌리티 기업들에게 미국은 시장이기도 하지만, 생산 기지이기도 합니다. 그 기지를 유지하는 열쇠가 워싱턴이 아니라 디트로이트 옆 주청사에 있다는 것 — 그 감각을 이 오찬 한 장면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