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4 18:31 · 팟캐스트
배럴당 123.66달러. 지난 11일 두바이유 현물 종가입니다. 불과 한 주 전인 4일에는 101.91달러였
원유 매입비 뛰며 정제마진 하락 7거래일새 GS 6%·S-Oil 5.5%↓ 항공·화학 업종도 나란히 약세 AI 속도조절론 겹쳐 코스피 660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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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14일 기준 이야기입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꽤 묵직한 일이 있었거든요.
한 항공사 재무팀 직원이 오전 출근하자마자 원유 가격 화면을 켭니다. 숫자가 보입니다. 열흘 전보다 두바이유가 다섯 분의 일 넘게 올라 있어요. 그냥 올랐다는 게 아니라, 열흘 사이에요. 연료비 예산을 다시 짜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아침이었을 겁니다.
중동에서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지면서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배럴당 백이십삼 달러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열흘 전 백이 달러에서 이 숫자까지 온 거예요. 빠르죠.
항공사는 그 충격을 연료비로 직접 받습니다. 화학사는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따라 오르죠. 그건 이해가 가요. 유가가 오르면 비용이 늘어나는 업종이니까요.
그런데 이 대목에서 조금 뒤집히는 게 있어요.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는 수혜주라는 말, 들어본 적 있으시죠. 기름값이 오르면 팔아서 이익이 난다는 논리인데요. 이번엔 그게 안 통했습니다. 정유 대형 3사 주가가 이 기간에 오히려 내렸거든요. 왜냐면 정유사가 돈을 버는 건 원유를 사서 제품으로 만들 때의 차익인데, 그 차익 지표인 복합 정제마진이 6주 연속으로 떨어지고 있어서예요. 원유 값이 너무 빠르게 오르니까, 팔아서 남기는 마진이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가 된 겁니다. 유가가 올라도 정유사가 웃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여기에 그날 따로 악재가 하나 더 붙었어요. 미국 쪽에서 주요 AI 기업 경영진이 개발 속도를 좀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꺼냈거든요. 반도체, AI 관련 종목들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코스피가 하루에 3퍼센트 넘게 빠졌습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삼조 원 넘게 팔았고, 열흘 가까이 연속으로 파는 흐름이었어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고유가라는 변수 하나가 수혜주라는 공식을 깨버린다는 게요. 우리가 흔히 쓰는 '이런 상황엔 이런 주식'이라는 공식이, 속도가 달라지면 작동을 안 하거든요. 유가가 천천히 오를 때와 열흘 만에 급등할 때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는 거예요.
그리고 중동 불안이 길어지면 원유 가격뿐 아니라 운송비와 보험료도 같이 오를 수 있다는 점, 이게 얼마나 길게 가느냐에 따라 기업들한테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텐데, 그 끝을 아무도 지금 알 수 없다는 게 더 불편한 부분이에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기면 이거예요. 유가가 오른다고 정유주가 오른다는 공식은, 얼마나 빠르게 오르느냐에 따라 뒤집힐 수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