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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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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5 20:32 · 팟캐스트

빚내서 산 주식이 줄자, 평가가 바뀌었다

3개월 만에 ‘중립→비중확대’ 레버리지 변동성 일부완화 판단 견조한 이익 성장률·투자매력도 한몫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14일, 현지시간 기준으로 블랙록 투자연구소가 보고서 하나를 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주식 투자 의견을 다시 높여 잡겠다는 내용이었어요. --- 올여름, 국내 증시에서 꽤 소란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빌린 돈으로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이 주가 급락에 밀려 한꺼번에 주식을 팔아야 했어요. 반대매매라고 하죠. 원하는 타이밍이 아니라, 증권사가 강제로 처분하는 겁니다. --- 그 배경을 잠깐 짚어볼게요. 6월 말, 국내 신용융자 잔액이 연중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그만큼 많은 돈이 빌려서 주식 시장에 들어와 있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주가가 꺾이면서 한 달 만에 그 잔액이 열다섯 퍼센트 넘게 줄었습니다. 빌린 돈이 빠르게 시장 밖으로 나간 거죠. 이걸 디레버리징이라고 합니다 — 차입금을 줄이는 과정이에요. 누군가에게는 손실이었고, 시장 전체로는 불안정한 구간이었습니다. 블랙록은 바로 이 시점에 투자 의견을 낮췄어요. 6월 30일,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레버리지가 너무 쌓여 있고, 반도체·AI 종목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 그런데 석 달 뒤, 블랙록이 다시 의견을 올렸습니다.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같은 방향으로 되돌아온 거예요. 이유 중 하나가, 그 여름의 디레버리징이 오히려 증시 불안 요소를 걷어냈다는 겁니다. 아프게 치러낸 조정이, 결과적으로 부담을 덜어낸 셈이 된 거죠. 블랙록은 보고서에서 "여름철 디레버리징이 변동성을 키우던 레버리지 우려를 완화했다"고 직접 썼습니다. ---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블랙록은 두 가지를 같이 언급했습니다. 신흥시장 기업들의 이익 성장 전망이 미국보다 높고, 주가 수준은 미국보다 훨씬 낮다고요. 이익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주가는 상대적으로 덜 올라 있다는 얘기입니다. 매력적으로 들리죠. 그런데 블랙록은 같은 보고서 안에서 단서를 달았습니다. 이 긍정적인 그림이 유지되려면, 매크로 불확실성에서 오는 리스크를 이익 성장이 실제로 상쇄해줘야 한다고요. 전망이 아니라 실현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기대와 현실 사이의 거리가 아직 남아 있다는 거예요. --- 마음에 걸리는 건 이겁니다. 블랙록은 석 달 전에 낮췄고, 지금 다시 올렸습니다. 그 사이 시장에서는 실제로 손실이 발생했고, 누군가는 반대매매를 맞았어요. 의견이 바뀌는 속도와, 그 변화가 투자자에게 미치는 무게는 다릅니다. 큰 기관의 판단이 시장을 읽는 데 참고가 되는 건 맞지만, 그 판단 자체가 늘 앞서 있지는 않다는 것 — 이번 사례가 보여주는 게 그 지점인 것 같습니다. ---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고른다면, 이겁니다. 큰 기관이 투자 의견을 상향했다는 건, 리스크가 사라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리스크를 한 차례 치러냈다는 뜻입니다.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