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5 12:45 · 팟캐스트
설비를 닫는데, 이익 전망은 올라갔다
유안타證 “목표가 17만→20만 원” SKIET 합병 등 구조개편發 가치하락에도 정유·윤활유 실적 효과가 압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15일 오전, 장 시작 전 나온 증권사 보고서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이른 아침 여덟 시 반, 정규장도 열리기 전입니다.
프리마켓에서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조용히 오르고 있었어요.
같은 정유주로 묶이는 다른 종목들은 하락세였는데, 혼자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거든요.
그 배경에 유안타증권 보고서 한 장이 있었습니다.
올해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었어요.
목표주가도 기존보다 약 오분의 일 가까이 올려서 20만 원으로 제시했고요.
이 숫자를 시장이 먼저 반응한 거죠.
그런데 여기서 한 번 멈춰볼 게 있어요.
최근 SK이노베이션을 둘러싼 분위기는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거든요.
지난달 SK아이이테크놀로지, 그러니까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를 흡수합병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경우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는 주식 가치가 조금씩 희석되는 구조예요.
새 주식이 발행되면 같은 파이를 더 많이 나눠 갖게 되는 셈이니까요.
거기다 도시가스 계열사는 사모펀드에 넘기고, 화학 자회사의 대형 설비는 내년에 닫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 상황이었어요.
겉만 보면 뭔가 줄어드는 그림이잖아요.
그래서 기업가치가 깎이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던 거고요.
그런데 보고서의 논리는 이겁니다.
줄어드는 것보다 커지는 게 더 크다는 거예요.
중동 전쟁이 길어지면서 원유 공급이 꼬이고, 그게 정유·윤활유 쪽 수익성을 예상보다 높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에요.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렇게 짚었어요.
"정유·윤활유 실적 효과가 구조조정에 따른 기업가치 감소보다 클 것"이라고요.
그러면서 올해 영업활동에서 남는 현금이 사조 오천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봤는데, 이게 5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서는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5년이라는 시간이요.
반도체나 2차전지 얘기가 쏟아지는 사이, 정유라는 산업은 오래된 것처럼 느껴지잖아요.
그런데 그 오래된 사업이 지금 이 회사를 받쳐주고 있다는 거거든요.
한편으론 이 전망이 조건부라는 것도 눈에 들어왔어요.
중동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느냐, 화학 설비 폐쇄가 실제로 결정되느냐, 구조 개편 속도가 어떻게 되느냐.
이 변수들이 다 열려 있는 상태에서 나온 숫자예요.
증권사 전망은 시나리오이지 확정된 결과가 아니거든요.
그 전제를 같이 보지 않으면, 숫자만 남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를 고른다면 이겁니다.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는 움직임 뒤에, 무엇이 그것보다 크게 자라고 있는지.
그걸 보는 게 이 보고서의 핵심 논리였고, 시장이 그 논리에 먼저 반응했다는 거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