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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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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5 20:47 · 팟캐스트

1조 원이던 회사가 4000억 원대로 적혔다

큐리어스서 자금 수혈하며 4000억 중반 기업가치 인정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15일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같은 날 오후 발표된 내용을 들고 왔어요. 회사가 팔릴 때, 가격은 어떻게 정해질까요. 협상이죠. 그런데 협상에는 반드시 출발선이 있어요. 오늘 이야기는 그 출발선이 어떻게 박혀버렸는가에 관한 겁니다. SLL중앙. 드라마 제작사예요. 중앙그룹 계열사인데, 지금 모회사 콘텐트리중앙이 법원 회생절차 중이에요. 쉽게 말하면 법원의 감독 아래 빚을 정리하고 있는 상태인 거죠. 이 상황에서 사모펀드 큐리어스파트너스가 손을 내밀었어요. 총 천오십억 원짜리 투자예요. 그런데 이 투자에서 SLL중앙의 기업가치가 사천억 원 중반대로 매겨졌어요. 이 숫자가 왜 중요한지, 잠깐 뒤로 돌아가 볼게요. 2021년이었어요.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라는 투자사가 SLL중앙에 삼천억 원을 넣었거든요. 당시 기업가치 기준이 일조 원대였어요. 올 초에 다른 글로벌 운용사와 논의할 때는 일조 원 중반대라는 말도 나왔고요. 그런데 이번에 나온 숫자는 사천억 원 중반대예요. 5년 새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 셈이에요. 프랙시스 입장에서는 씁쓸한 결과죠. 삼천억 원을 넣었는데, 지금 기업가치로 따지면 보유 지분 전량을 팔아봤자 인수금융 상환에 그친다는 게 IB 업계의 추산이에요. 이익은 없고, 본전 찾기도 빠듯한 구조인 거예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보다 다른 게 더 걸렸어요. 보통 M&A 협상이라면 "우리 회사 얼마에 팔겠느냐"를 두고 밀고 당기잖아요. 그런데 SLL중앙은 지금 회생절차 중이에요. 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이 SLL중앙의 지분 가치를 평가하게 돼 있어요. 그 평가를 할 때, 이번 투자에서 확인된 기업가치가 유력한 참고 사례가 된다는 거예요. 그리고 법원 회생에서는 채권자에게 청산가치 이상을 보장해야 해요. 조사위원이 평가한 가격 아래로는 채권단 동의도, 법원 인가도 얻기 어렵죠. 결국 이번 투자 한 건이 향후 매각 협상의 출발선을 사실상 못 박아버린 겁니다. IB 업계 관계자가 직접 이렇게 말했어요. "SLL중앙에 가격표 하한선이 정해진 만큼 향후 매각 협상은 이 숫자를 출발점으로 전개될 것이다." 이건 예상과 다른 지점이에요. 투자 유치는 보통 회사가 돈을 구하는 행위인데, 이번 건은 동시에 협상 테이블의 판을 짜는 행위이기도 했거든요. 남는 게 있어요. 사천억 원 중반이라는 숫자, 낮다고 봐야 할까요 적당하다고 봐야 할까요. 5년 전 일조 원대와 비교하면 낮아 보이는데, 드라마 시장 자체가 달라졌으니까요. OTT 경쟁, 광고 시장, 제작비 부담, 콘텐츠 수명. 그 사이 바뀐 것들이 많아요. 더 걸리는 건 구조예요. 큐리어스는 담보로 BGF리테일 주식 등 약 천삼백억 원을 확보한 상태예요. 진입 가격은 낮추고, 담보는 두텁게 챙겼어요. M&A로 회수할 때 목표 수익률도 세워뒀고요. 잃을 것을 줄이고 벌 것을 키우는 구조로 들어온 거죠. 이게 나쁘다는 게 아니에요. 펀드는 그렇게 움직이거든요. 그런데 이 구조 안에서 SLL중앙 직원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 건가, 싶은 거예요.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걸로 해요. 기업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투자 하나가 협상 테이블의 바닥을 결정할 수 있다. 이번 SLL중앙이 그 예가 됐어요. 법원이 개입된 거래에서는 숫자가 협상 도구가 아니라 기준점이 된다는 거, 그게 오늘 이야기의 핵심이에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