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5 14:12 · 팟캐스트
금리 5% 넘은 날, 초고수는 삼성전자를 샀다
■미래에셋증권 집계 삼성전자 보통주 순매수 1위 ‘소각 주주제안’ 우선주는 3%대 상승 속 차익실현 나서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15일 오전 기준 이야기입니다.
오전 11시, 시장이 열린 지 두 시간이 채 안 됐을 때였습니다. 누군가는 삼성전자를 샀습니다. 주가가 내려가는 중이었는데도요.
미래에셋증권이 공개하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자사 고객 중에서 최근 한 달 수익률 상위 1%에 해당하는 투자자들, 그들이 오늘 오전에 뭘 샀는지를 집계한 거거든요. 이른바 '주식 초고수'라고 부르는 사람들입니다. 그 명단 1위가 삼성전자였습니다.
좀 묘한 타이밍이에요. 간밤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5%를 넘어섰거든요. 거기에 AI 성장 속도를 너무 빨리 봤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다시 나오면서, 반도체주 전반에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BNK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삼십만 원에서 이십칠만 원으로 내렸습니다. 메모리 가격이 더 오르기 힘들고, 생산업체들은 오히려 공격적으로 설비를 늘리고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면, 가격은 내려갑니다. 기초 원리죠.
그런데 수익률 상위 1%는 그 시점에 삼성전자를 사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나쁜 소식이 나왔을 때 사는 게 틀린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게 매수 타이밍이 되는 경우도 많죠. 근데 그게 맞는 판단인지, 아니면 그냥 흔들리지 않는 신뢰인지는, 오늘 오전 기준으로는 아직 모릅니다.
2위는 두산에너빌리티였습니다. 이쪽은 분위기가 달랐어요. 대미 원자력발전 투자 계획에 한국형 원자로 모델인 에이피알-일사백이 두 기 포함된다는 소식이 나왔거든요.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 기대를 반영해 두산에너빌리티 목표 주가를 오히려 올렸습니다. 반도체 쪽은 먹구름인데, 원전 쪽은 햇살이 드는 날이었습니다.
3위는 삼성SDI. 이건 또 다른 결입니다. 미국 정부가 자국 자동차 기업과 중국 배터리사 간 기술 협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견제가 강해질 거라는 기대가 삼성SDI 주가를 끌어올린 거예요. 누군가가 불이익을 받으면, 그 경쟁자에게는 기회가 됩니다. 그게 오늘 오전 삼성SDI의 재료였습니다.
흥미로운 건 삼성전자 우선주입니다. 같은 날, 같은 삼성전자인데, 보통주는 순매수 1위, 우선주는 순매도 1위였습니다. 우선주는 오전에 약 삼 점 오% 올랐는데, 그 상승분을 차익으로 실현하려는 거래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같은 이름 아래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금. 시장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오늘 이 데이터에서 제가 계속 신경 쓰이는 건, 이게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수익률 상위 1%가 샀다는 건, 그들이 오늘 오전 그렇게 판단했다는 것이지, 그 판단이 맞다는 보증은 아닙니다. 미래에셋증권도 이 데이터가 투자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고요.
한 가지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같은 시간, 같은 시장에서, 세 종목이 각각 전혀 다른 이유로 움직였습니다. 반도체 공급과잉, 원전 수주 기대, 중국 견제. 시장은 한 방향으로만 읽히지 않는다는 것. 오늘 오전 그게 가장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