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6 21:52 · 팟캐스트
빠져나가는 AI 인재가 더 많다
1만명당 순유입 -0.35명 주요 36개국가 중 3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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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16일 오늘 발표된 포스코경영연구원과 한국은행의 분석입니다. 기준 시점은 2024년과 2025년 두 해가 겹쳐 있는데, 들으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구분이 될 거예요.
누군가 오늘도 짐을 쌌을 겁니다. 한국에서 박사를 마치고, 샌프란시스코행 티켓을 끊는 사람. 굳이 떠나고 싶어서라기보다, 남아 있을 이유를 찾기가 어려워서.
한국 AI 인재 중 해외에서 일하는 비중이 2024년 기준 약 열여섯 퍼센트입니다. 다른 분야 근로자는 열 명 중 한 명꼴인데, AI 인재는 여섯 명 더 많은 거예요. 숫자만 보면 작아 보여도, 이 분야는 열 명 중 한 명이 세계 어딘가의 핵심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는 구조거든요. 한 명 한 명의 무게가 다른 산업과는 다릅니다.
왜 떠나느냐고 물으면, 대개 비슷한 대답이 나옵니다. 연구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그에 걸맞은 보상. 둘 중 하나만 있어도 버티는데, 둘 다 없으면 계속 남아 있기가 어렵죠. 한국은행은 이 문제를 두고 "국제적 수준에 부합하는 보상 체계와 연구 환경"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문장 안에 꽤 많은 게 압축돼 있습니다. 당장의 연봉만이 아니라, 내 연구가 의미 있게 쓰이는가,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경로가 있는가, 그런 것들이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이 상황을 "AI 강국 도약을 가로막는 심각한 걸림돌"이라고 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닌데, 저는 이 표현이 살짝 걸렸어요. 인재가 떠나는 걸 국가 경쟁력의 언어로만 읽으면, 정작 떠난 사람이 왜 떠났는지를 놓치게 되거든요. 나라가 잃은 것과, 그 사람이 선택한 것은 같은 사건의 다른 면입니다.
그런데 뒤집어 볼 게 하나 있어요. 미국에서 일하는 한국 AI 인재가 이천십 년에 약 이천 명이었는데, 이천이십사년에는 육천삼백 명이 됐습니다. 열네 해 사이에 세 배가 넘게 늘었어요. 이걸 그냥 유출로만 읽어야 하는가, 아니면 이 사람들이 미국과 한국 사이 어딘가에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닌가. 실제로 해외에서 실력을 쌓고 돌아오는 흐름이 생기려면, 돌아올 수 있는 자리가 먼저 만들어져야 하겠죠.
마음에 걸리는 건 이겁니다. OECD 삼십육 개국 중 삼십일 위라는 순위보다, 이 수치가 지금도 나빠지고 있는 건지 나아지고 있는 건지를 아직 모른다는 것. 구조를 바꾸는 건 오래 걸리고, 떠나는 결정은 하루 만에 납니다. 그 속도의 차이가 지금 이 지표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인재 유출은 나쁜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떠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남아 있을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 때, 합리적으로 이동하는 이야기예요. 그러니 이 문제의 해법은 떠나는 사람을 탓하는 데 있지 않고, 남을 이유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