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6 15:38 · 팟캐스트
1억 잃은 거 겨우 복구했더니…“세금으로 2000만원 날아가게 생겼다” 무슨 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16일 기준으로,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논란이 심상치 않습니다.
한 투자자가 있다고 해봅시다. 2027년에 코인 투자로 1억 원을 잃었습니다. 힘든 한 해였죠. 이듬해 운이 따라서 1억 원을 다시 벌었습니다. 2년을 합산하면 손익은 딱 0원입니다. 그런데 세금 고지서가 날아옵니다. 이천백사십오만 원.
실제로 번 게 없는데 세금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합니다. 연간 이익에서 이백오십만 원을 기본공제하고 22%를 매깁니다. 문제는 전년도 손실을 올해 이익에서 빼주는 장치, 이른바 이월결손금 공제가 없다는 점입니다.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연도 사이를 넘겨서 손익을 따질 수가 없는 거죠.
이게 한 사람의 억울함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과세 대상으로 잡힌 투자자가 천삼백이십육만 명입니다. 웬만한 도시 하나보다 많은 숫자예요. 이 구조적 문제가 그대로 적용되면, 결과가 같더라도 타이밍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는 일이 수백만 건 단위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뒤집어보면 정부 쪽 논리도 있습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 가상자산 투자자의 85%가 보유 자산 오백만 원 미만이라는 겁니다. 대부분은 기본공제 안에서 끝나거나 세 부담이 거의 없을 거라는 얘기죠. 따지고 보면 손실 이월 문제가 절실한 사람은 큰 금액을 움직이는 일부 투자자일 수 있습니다.
그럼 다수는 괜찮으니 그냥 가면 되는 걸까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과세 자체의 찬반보다, 준비가 됐는지의 문제입니다. 업계에서는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에서 국내로 옮긴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을 어떻게 확인하냐는 물음을 계속 던지고 있습니다. 얼마에 샀는지 모르면 얼마를 벌었는지도 계산이 안 되거든요. 세금을 내고 싶어도 낼 수가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거죠. 지난달 공개된 유예 청원이 2주 만에 동의자 오만 명을 넘긴 것도, 과세 반대보다는 "기준을 먼저 만들어달라"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기억하실 게 하나 있습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세금을 낼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닙니다. 같은 결과를 낸 투자자가 언제 이익을 냈느냐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는 구조가 공평한가, 그리고 신고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됐는가입니다. 시행까지 넉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