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6 23:22 · 팟캐스트
3% 후반에 빌린 돈, 7%로 갚아야 합니다
금리 상승기에 만기 임박 DL, 크레이튼 인수금융 갈아타기 IMM의 한샘도 만기 연장 가닥 앵커, 카카오엔터 차환 난항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16일 기준으로, 국내 자본시장에서 꽤 묵직한 숫자들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습니다. 한두 건이 아니라, 거의 같은 시기에 여러 개가 한꺼번에 만기를 맞이하고 있거든요.
빌린 돈의 만기가 다가오는 상황. 보통은 그냥 갚으면 됩니다. 그런데 갚을 돈이 없을 때, 혹은 아직 팔 타이밍이 아닐 때, 사람들은 다시 빌립니다. 문제는 지금 다시 빌리면 이자가 훨씬 비싸다는 거죠.
몇 년 전 대형 M&A를 성사시켰던 회사들과 펀드들이 지금 그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DL케미칼은 2022년 미국 화학기업을 인수할 때 끌어온 대출의 만기가 내년 봄까지입니다. 당시 금리는 3% 후반대였어요. 그때 기준으로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겠죠. 지금 새로 빌리면 7%대입니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뛴 셈입니다.
한샘을 인수했던 사모펀드 IMM PE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인수 당시 조달한 8천억 원 규모 대출이 올해 말 만기를 앞두고 있어요. 만기를 한 해 반 더 늘리는 방향으로 협상 중이라고 합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쪽은 더 어렵습니다. 비슷한 규모의 차환을 시도했는데 주요 금융사들이 대부분 거절했다고 해요. 상장이 계속 미뤄지면서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해졌기 때문입니다.
이게 단순히 세 회사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구조는 사실 꽤 많은 M&A에 공통적으로 깔려 있어요. 기업을 살 때 내 돈만으로 사는 경우는 드뭅니다. 상당 부분을 빌려서 충당하고, 나중에 기업 가치가 오르면 팔아서 갚는 방식이거든요. 금리가 낮고 시장이 활발할 때는 이 사이클이 잘 돌아갑니다. 지금처럼 금리가 오르면, 사이클이 끊기는 지점이 생기기 시작하는 거죠.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7%대 금리가 M&A 시장을 위축시킨다는 전망은 맞는 말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뒤집어보면, 그동안 3%대 금리가 유지됐던 시기에 얼마나 많은 인수가 이뤄졌는지 돌아보게 되거든요. 돈을 싸게 빌릴 수 있었기 때문에 성사됐던 거래들이 지금 만기 앞에 줄줄이 서 있는 겁니다. 금리가 오른 게 문제가 아니라, 낮은 금리가 만들어놓은 구조가 지금 드러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정답이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차환이 성사되면 일단 시간은 법니다. 그 사이에 기업 가치가 오를 수도 있고, 금리가 내릴 수도 있겠죠. 아닐 수도 있고요.
오늘 기억할 것은 하나입니다. 빌린 돈의 만기는 항상 옵니다. 그때 시장이 어떤 상황인지는 빌릴 때 아무도 모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