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6 14:07 · 팟캐스트
60조 원 약속, 1년 만에 계약서가 됐다
MOU 후속 계약 체결 기념 행사 개최 양국 정부 및 국책 금융기관 지원 기반 작년 방미 때 발표한 구매 계획 본계약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16일 기준으로 나온 소식을 가지고 왔어요. 어제, 서울 한복판에서 꽤 묵직한 계약이 마무리됐거든요.
서울 영등포, 콘래드 호텔. 한쪽엔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맞은편엔 보잉 CEO. 사인 하나로 육십조 원짜리 거래가 닫혔습니다.
지난해 8월, 조 회장이 워싱턴에서 약속을 하나 했어요. 미국 항공기와 엔진을 사백사십팔억 달러어치 사겠다고. 그게 어제 공식 계약으로 완결된 겁니다. 보잉에서 항공기 백세 대, GE에어로스페이스와 씨에프엠인터내셔널에서 예비 엔진 스물한 대. 거기에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까지 십오 년 치를 묶었어요.
그런데 대한항공이 왜 지금 이 규모의 계약을 했을까, 하는 게 좀 흥미로웠어요. 기사에는 이유가 두 가지 나와요. 하나는 아시아나항공과 합쳐진 만큼 덩치가 커졌고, 앞으로 그 수요를 감당할 비행기가 필요하다는 것. 또 하나는 팬데믹 이후로 전 세계 항공기 공급이 계속 밀려 있거든요. 지금 주문 안 하면 나중에 자리가 없다, 그런 판단이 있었던 거죠. 서두른 게 아니라, 사실은 미리 줄을 선 거예요.
이게 항공사 한 곳의 구매 결정으로만 보이지 않는 이유가 있어요. 계약 현장에 한국 산업통상부 장관도 왔고, 주한 미국대사도 왔어요. 한국수출입은행장도 자리했고요. 기업 간 거래인데 양국 정부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는 건, 이 계약이 무역이나 외교 맥락과 맞닿아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죠. 조 회장이 "한미 경제·기술 동맹을 강화하는 신뢰의 이정표"라고 표현한 것도 그냥 수사가 아닌 것 같더라고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육십조 원이라는 숫자가 크긴 한데, 이게 과연 대한항공이 주도한 결정인가, 아니면 한미 관계라는 더 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맡게 된 역할인가 하는 거요. 어느 쪽이든 틀렸다는 게 아니에요. 다만 기업의 투자 결정이 이렇게 외교 행사의 언어로 포장될 때, 그 안에서 대한항공이 얼마나 자기 필요에 따라 움직인 건지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는 거죠. 그게 좀 궁금했어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짚자면 이거예요. 이 계약은 어제 갑자기 생긴 게 아니에요. 일 년 전에 선언하고, 조용히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어제 공식적으로 닫혔어요. 큰 거래는 대부분 그렇게 움직인다는 것, 그리고 그 타이밍엔 언제나 이유가 있다는 것.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