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6 19:22 · 팟캐스트
‘N% 성과급’ 후폭풍…LS전선도 무분규 전통 깨졌다
500명 출정식 열고 쟁의 돌입 “전력 초호황에도 보상 안해” 포스코·현대重 부분파업 수위↑ 반도체發 성과보상에 요구 커져 무분규 이어오던 분야까지 쟁의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16일 기준으로 벌어진 일을 이야기합니다. 이 날짜를 기억해두시면, 나중에 이 내용을 다시 들을 때 상황이 어디쯤이었는지 가늠이 될 거예요.
구미의 한 공장 앞, 조합원 오백여 명이 모였습니다. 출정식이었어요.
그 회사, 서른일곱 해 동안 파업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노조가 생긴 게 1989년인데,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그러니까 오늘 이 장면이 얼마나 낯선 건지 감이 좀 오시죠.
LS전선 이야기입니다.
노조가 요구한 건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이었어요. 회사가 AI 전력 인프라 호황으로 실적이 좋아졌으니, 그에 걸맞은 보상을 달라는 거였죠. 성과급을 두고는 노조와 사측의 제시액이 세 배 이상 차이가 났어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있는 숫자들이었습니다. 회사 쪽은 구리 같은 원자재 부담이 크고, 북미 쪽 설비 투자에도 큰돈이 묶여 있다고 했어요. 둘 다 틀린 말은 아닌데, 그래서 더 답이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게 LS전선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같은 날, 포스코 노조는 포항과 광양에서 두 번째 부분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첫 번째가 부족했던 거죠. HD현대중공업 노조도 하루 파업 시간을 네 시간에서 일곱 시간으로 늘렸고, 한화오션은 아예 추석 이후 연대 파업을 예고해둔 상태예요. 철강, 조선, 전선. 업종도 다르고 회사도 다른데, 같은 계절에 같은 모양의 갈등이 터지고 있는 겁니다.
배경엔 반도체가 있어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성과 보상에서 파격적인 기준을 만들어버렸거든요. 그게 산업계 전체의 눈금이 됐습니다. "저 회사는 저렇게 주던데"라는 말이 협상 테이블마다 올라오는 거예요. 문제는 반도체 기업의 호황 구조가 모든 업종에 적용되진 않는다는 거죠. 포스코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 가까이 줄었어요. 반도체랑은 완전히 다른 상황인데, 보상 기대치는 같은 방향으로 올라가고 있는 겁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서른일곱 해 동안 파업 없이 버텨온 전통이라는 게, 노사 신뢰의 증거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오래 참아온 쪽의 무언가가 쌓여온 결과일 수도 있거든요. 그 전통이 깨진 게 꼭 이번 임금 협상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요. 물론 원문에 그 내막이 다 나오진 않으니 저도 확신할 순 없어요. 다만, 오랜 무분규가 항상 건강한 노사 관계를 뜻하는 건 아닐 수 있다는 거, 한번 생각해볼 만한 것 같습니다.
오늘 기억할 게 하나 있다면요.
기준점이 바뀌면, 조용했던 곳들도 흔들립니다. 반도체 호황이 만들어낸 보상 기준이 지금 업종의 경계를 넘어 퍼지고 있는데, 그 기준이 모두에게 현실이 될 수 있는지는 아무도 확인해주지 않고 있어요. 그 간극을 누가, 어떻게 메울지. 아직 열려 있는 질문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