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6 18:51 · 팟캐스트
“대규모 데이터센터 개발할 한국 투자 파트너 찾는다”…아부다비, 韓 기업 7곳과 MOU [시그널]
아부다비의 인프라에 韓 기술력 중동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인공지능(AI)·헬스케어에 투자 아프리카·유럽까지 확장할 계획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16일 기준으로 서울에서 열린 한 행사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서울 강남의 한 호텔 회의장. 아랍에미리트에서 온 대표단이 한국 기업들과 마주 앉아 있습니다. 서로 명함을 교환하고, 협약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이날 하루에만 일곱 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보통의 투자 유치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아부다비 글로벌마켓 등록청 최고경영자가 직접 서울로 날아왔습니다. UAE가 한국에서 행사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거든요. 그 자리에서 그가 꺼낸 말은 "우리에게 투자해달라"가 아니었습니다. "함께 나가자"였습니다.
라셰드 압둘카림 알 블루시 CEO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부다비에서 시작해 아프리카, 중동, 유럽까지 뻗어나갈 수 있다고. 한국이 파트너가 되면 그 확장이 가능하다고. 아부다비를 허브 삼아 세계 시장을 함께 두드리자는 그림이었습니다.
왜 한국이었을까요.
블루시 CEO는 한국을 AI, 헬스케어, 관광, 제조 분야를 가장 잘 발전시킨 나라라고 평가했습니다. 아부다비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게 바로 그 분야들이거든요. 아부다비는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경제 다변화 비전을 추진 중입니다. 한국의 역량이 그 비전을 달성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했습니다. 꽤 직접적인 평가죠.
그리고 AI 얘기가 나왔습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아부다비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구상 중인데, 여기에 관심 있는 한국 기업을 찾고 있다고 했습니다. 데이터센터 사업에 관심 있는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무시하기 어려운 신호입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지점이 있었습니다.
아부다비 글로벌마켓은 UAE 본토와 법 체계가 다릅니다. UAE는 자체 민법을 따르는데, 이곳만큼은 영미 관습법을 적용합니다. 싱가포르처럼 규제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건 단순한 세금 혜택이나 비용 이야기가 아닙니다. 계약 분쟁이 생겼을 때, 투자 구조를 짤 때, 법적 예측 가능성이 얼마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중동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게 그거거든요 — "거기서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나요?" 그 대답을 먼저 꺼낸 셈입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습니다.
한국과 UAE의 관계는 1970년부터 이어져왔습니다. 오십 년이 넘은 관계입니다. 그런데 블루시 CEO는 그걸 "정부 차원의 관계를 민간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표현했습니다. 달리 말하면, 지금껏 민간 사이의 연결은 상대적으로 얇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번 포럼이 그 간극을 메우는 첫 시도라면, 그게 어떤 모양새로 이어질지는 아직 열린 질문입니다. 행사장에서 체결된 협약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사진 한 장으로 끝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겁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기자면 이겁니다.
아부다비는 한국을 유치 대상이 아니라 공동 진출 파트너로 불렀습니다. 그 차이가 어떤 의미인지,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 관계의 무게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