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7 00:26 · 팟캐스트
삼성 초기업노조 위원장, 노조비 2000만 원으로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 ‘셀프 선처’ 추진
2000만원 들여 조합원 탄원 서명 DX노조 엄벌 탄원에 노노 갈등↑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16일 기준으로 보도된 이야기입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요. 시작하겠습니다.
어느 날 회사 직원이 자기 이름이 어딘가에 적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노조에 가입했는지 안 했는지, 부서가 어디인지, 사번이 뭔지 — 본인은 준 적 없는 정보들이 누군가의 명단에 올라가 있는 거죠.
이게 이번 사건의 출발점입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 집행부 여섯 명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임직원들의 노조 가입 여부를 정리한 명단 —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한 혐의를 받고 있어요. 최승호 위원장도 그 여섯 명 중 한 명입니다.
검찰 송치 이후 상황이 좀 복잡하게 돌아갑니다.
다른 노조인 동행노조 쪽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소속 조합원 만오천 명이 '엄벌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초기업노조와 동행노조는 각각 반도체 부문, 완제품 부문 조합원들을 주축으로 하고 있고, 성과급 격차 등을 두고 갈등이 있던 사이입니다. 배경이 없는 움직임은 아니라는 거죠.
그러자 초기업노조가 대응에 나섭니다.
9월 15일 상임집행위원회를 열어 선처 탄원서 서명 진행 안건을 의결하고, 다음 날 바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전자서명에 들어갔습니다. 목표는 약 삼만 명의 서명. 그리고 온라인 전자서명 업체에 지급할 비용으로 이천만 원의 노조 예산을 책정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노조 예산은 조합원들이 낸 조합비로 만들어지는 거잖아요. 그 돈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집행부 자신들을 위해 서명 운동을 하겠다는 겁니다. 초기업노조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 상대 노조가 먼저 엄벌 탄원서를 냈으니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거예요. 틀린 말은 아닐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대응의 주체가 수사를 받는 당사자들이고, 비용을 조합원들이 부담한다는 구조는 뚜렷하게 남습니다.
조합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서명을 요청받는 사람이 그 서명 비용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내고 있는 겁니다. 서명을 거부할 수는 있지만, 예산 사용을 막을 방법이 있는지는 이 기사만으로는 알 수 없어요. 그게 이 상황의 애매한 지점입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는 이겁니다.
노조의 권한은 조합원에게서 나오는데, 그 권한으로 집행부 자신을 위한 일을 하는 게 정당한지 — 그 선이 어디인지는 각자 판단해볼 문제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