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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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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6 15:23 · 팟캐스트

한성숙 총리 “임신 9주 이하 임신중지 약물, 단계적 도입 논의”

“초기 2년 병원서 처방·조제…이후 약국조제 방식 전환”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16일, 오늘 오전 한성숙 국무총리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꺼낸 말 한 마디가 긴 침묵을 깼습니다. 약이 있습니다.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쓰이고 있는 약이에요. 그런데 이 약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지금 이 순간에도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스스로 찾고 있습니다. 2019년에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거든요. 그 말은, 이 조항이 헌법에 맞지 않으니 법을 고쳐야 한다는 뜻이었죠. 그런데 그로부터 지금까지, 거의 칠 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관련 법은 정비되지 않았고, 제도는 멈춰 있었어요. 당사자 입장에서 생각해봅시다. 임신 사실을 확인한 사람이 병원 문을 두드렸을 때, 의료 체계 안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경로가 없다면 어디로 가겠어요. 인터넷을 뒤지겠죠. 불법 경로로 약을 구하거나, 정보도 불확실한 방법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총리가 직접 "위험한 방법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한 건, 이 현실을 더 이상 덮어두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정부가 꺼낸 방안은 단계적 도입이에요. 임신 아홉 주 이하를 대상으로, 처음 이 년은 병원에서 처방과 조제를 함께 진행하고, 그다음 단계로 의사 처방 뒤 약국 조제 방식으로 넓혀가겠다는 거죠. 아직 도입 확정이 아니라 '논의하겠다'는 발표입니다. 그래도 공식 발언으로 나온 건 처음이에요. 여기서 제가 좀 걸렸던 부분이 있어요. 반대 쪽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말도 함께 나왔거든요. 총리는 "이번 조치는 인공임신중지를 권장하는 게 아니라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이 반대론을 의식한 표현인 건 분명하죠. 그런데 뒤집어 보면, '권장'이 아니라는 말 속에 이 선택을 가능한 한 조용하게 두고 싶다는 시선이 담겨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 거예요. 제도의 공백이 길어질수록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건 정보가 적고 자원이 없는 사람입니다. 칠 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 불편과 위험이 누구에게 집중됐는지를 생각해보면, 이게 단순히 찬반 논쟁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게 느껴지거든요. 오늘 하나만 기억한다면 이겁니다. 제도의 공백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에요. 공백이 있는 동안에도 누군가는 어떤 방식으로든 그 공백을 메우고 있습니다. 다만 그 방법이 안전한지 아닌지가 달라질 뿐이죠.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