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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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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7 18:51 · 팟캐스트

“임신중지, 약으로도 가능”…미프진 도입에 기대와 반발 정면충돌

내년 1분기 국내 도입 추진…임신 9주 이내 사용 가능 초기 2년간 원내 처방·조제…안전 관리·모니터링 강화 여성계 “선택권 확대” 기대…천주교 “생명 경시” 반발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17일 기준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정부가 공식화한 임신중지약 미프진 도입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지방의 한 직장인 여성이 있다고 해봅시다. 산부인과를 가야 합니다. 하지만 근처에 산부인과가 없고, 있어도 병원 문은 오후 여섯 시에 닫힙니다. 반차를 써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그냥 갑니다. 정부가 임신중지약 미프진을 2027년 1분기에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뒤로 8년 만입니다. 사용 가능 시기는 임신 9주 이내로 제한됩니다. 그리고 처음 2년은, 의사가 의료기관 안에서 직접 처방하고 약도 그 자리에서 지어줘야 합니다. 약국에서 받는 건 안 됩니다. 이 2년이라는 조건이 핵심입니다. 정부는 안전 관리와 모니터링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합니다. 합리적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나옵니다. 나영 셰어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서울 외 지역은 산부인과 자체가 적다고요. 병원 운영 시간에 맞춰 방문하려면 반차를 써야 하고, 처방 기다리는 시간까지 감당할 여유가 대부분의 사람에게 없다고요. 도입은 됐는데,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건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게 사실 이 약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지역별 산부인과 분포, 직장인이 낮 시간에 병원 가기 어려운 구조, 여성 건강 관련 의료 접근성 문제는 미프진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이 약의 도입이 그 불균형을 갑자기 드러나게 만든 겁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습니다. 제도가 생겼다는 것과, 그 제도를 실제로 쓸 수 있다는 것 사이의 거리 말이에요. 여성계와 일부 보건의료 단체들은 도입 자체를 반깁니다. "굉장히 오래 기다려왔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음성적으로 유통되던 약이 국가 의료 체계 안으로 들어온다는 것, 그 자체가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반면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낙태를 질서 있게 제도화할 뿐, 생명 경시를 더 깊이 뿌리내리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자궁 안에 있는 인간 생명을 죽이는 것"이라는 표현도 썼습니다. 제도화를 막아달라는 호소입니다. 예상 가능한 반응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뒤집어 보면, 오히려 접근성 문제를 가장 강하게 제기한 건 환영하는 쪽이라는 겁니다. 찬성하면서도 "이 방식이 맞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잖아요. 그게 저는 더 복잡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건 이겁니다. 제도의 존재와 제도의 도달 가능성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병원이 없는 곳, 시간이 없는 사람, 혼자 감당해야 하는 상황 — 그런 맥락 안에서 이 약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지는, 지금은 아직 모릅니다. 도입이 끝이 아니라는 거죠. 오늘 기억할 것 하나가 있다면 이겁니다. 어떤 제도든 '생겼다'는 것과 '쓸 수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미프진 도입은 시작점입니다. 그 다음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이 제도가 실제로 누구에게 닿을지를 결정합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