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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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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7 18:38 · 팟캐스트

300억 넘는 대출은 서울 본점이 결정합니다

[기은 본사 이전 파급효과 보고서] 年5.9조 손실...자금집행·금융연계 약화 “물리적 거리 증가는 곧 신용판단 보수화” 기은, 영업 축소·이전비용 등 2.4조 손실 “지방이전 피해 부작용 철저 파악해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17일 기준으로 금융계에서 나온 보고서 하나를 들고 왔어요. IBK기업은행 본점을 지방으로 옮기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그 파급효과를 수치로 따져본 분석입니다. 자금이 급한 중소기업이 있어요. 서울 외곽에 공장이 있고, 갑자기 운전자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담당 은행이 기업은행이고, 신청한 금액이 삼백억 원을 넘습니다. 이 금액부터는 영업점에서 처리가 안 돼요. 본점이 최종 승인을 해야 해요. 지금은 그 본점이 서울에 있으니까, 심사관이 현장에 내려오고, 담보물을 확인하고, 의사결정이 비교적 빠르게 돌아갑니다. 그런데 본점이 수도권에서 멀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현장 실사 한 번 잡는 데 며칠이 걸릴 수 있어요. 심사관 눈에 직접 안 보이는 정보는 서류로 대신하게 되고요. 그러면 심사 기준이 더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출 자체가 더 어려워지는 거죠. 한국정책분석평가학회가 기업은행 노동조합 의뢰로 만든 보고서가 이 흐름을 수치로 제시했어요. 이전할 경우 연간 국가경제 순손실이 약 오조 구천억 원에 달한다고 추정했습니다. 이전 지역으로 유입되는 편익을 뺀 숫자예요. 이걸 십 년치로 환산하면 약 마흔한 조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마흔한 조 원의 손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한쪽으로 쏠려 있어요. 손실의 십분의 구 이상이 중소기업 금융 쪽에 집중된다는 겁니다. 중소기업의 약 칠십 퍼센트가 수도권에 있거든요. 본점이 멀어질수록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건 거기에 있는 기업들이에요. 여기서 제가 좀 걸렸던 지점이 있어요. 이 보고서는 기업은행 노조가 의뢰했습니다. 출처가 분명하게 있는 분석이에요. 그러니까 이 숫자가 절대적인 예측이라기보다는, 이전에 반대하는 측이 제시한 논거라는 걸 감안하고 들어야 해요. 그런데 동시에, 반대 측에서 만든 보고서라고 해서 내용 자체를 무시하기도 어렵습니다. 수치 뒤에 있는 논리 — 본점과 영업점의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면 정보 전달이 느려지고, 그게 여신 보수화로 이어진다는 구조 — 는 꽤 설득력이 있거든요. 지방 이전 정책은 균형발전이라는 목적에서 나옵니다. 그 방향 자체를 나쁘다고 하기 어려워요. 그런데 어떤 기관을 어디로 옮기느냐에 따라 그 기관이 수행하는 기능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문제, 이게 이번 보고서가 던지는 핵심 질문 같았어요. 기업은행이 정책금융 기관이라는 특수성 — 단순히 이윤을 내는 은행이 아니라,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는 점 — 이걸 얼마나 무겁게 볼 것인가. 정답은 보고서에도 없고, 저도 가지고 있지 않아요. 기억하실 한 가지만 드리면 — 이전 비용은 눈에 보이지만, 이전 이후에 생기는 기능 비용은 눈에 잘 안 보인다는 겁니다. 이번 보고서가 하려 했던 말도 그게 아닐까 싶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