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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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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7 09:25 · 팟캐스트

국산 신약 44개, 아직 1조 원은 없다

국내 첫 블록버스터 신약 가시화 짐펜트라, 내년 매출 2조대 전망 엑스코프리도 日허가 후 매출 뛰어 케이캡·나보타도 후속주자 거론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6년 9월 16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국회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수치에서 시작합니다. --- 약국에서 처방전을 받아든 적 있으시죠. 거기 적힌 약 이름, 대부분 외국 이름이거든요. 성분명도, 브랜드명도. 한국 사람이 만든 약이 거기 적히는 일은 드물었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요. --- 1999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국산 신약이 허가됐습니다. 그 이후 스물일곱 해 동안 마흔네 개의 국산 신약이 허가를 받았어요. 그런데 그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연 매출 십억 달러를 넘긴 약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기준을 '블록버스터'라고 부릅니다. 우리 돈으로 약 일조 삼천억 원 정도 되는 숫자예요. 마흔네 개가 문 앞까지 갔다가 다 돌아온 셈입니다. --- 지금 그 문 앞에 두 개가 다시 와 있어요.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 그리고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입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이 두 약의 최근 3년 성장세를 그대로 이어가면 어떻게 되는지 계산해봤거든요. 짐펜트라는 내년에 약 이조 이천억 원, 엑스코프리는 약 일조 사천억 원까지 매출이 늘 거라는 추정치가 나왔습니다. 둘 다 블록버스터 기준을 넘는 숫자예요.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가야 할 게 있어요. 이 수치는 성장률을 단순하게 계속 적용한 추정치입니다. 실제 매출 전망이라기보다 '이 속도가 유지된다면'이라는 전제가 붙은 계산이에요. 한국보건산업진흥원도 그렇게 밝혔고요. ---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엑스코프리, 그러니까 세노바메이트라는 성분의 약인데요. 이미 한국과 중국에서 허가를 받았고, 바로 이날 일본에서도 신약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이 함께 나왔거든요. 일본 이름은 '에키스코푸리'입니다. 동북아 세 나라에서 모두 허가가 난 거예요. 추세를 유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추세보다 더 가파르게 올라갈 수 있는 조건이 생긴 거잖아요. 그러면 단순 추정치라고 낮춰 봐야 할지, 아니면 그 이상을 봐야 할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더라고요. --- 남는 질문은 이겁니다. 블록버스터가 나오는 게 중요한 건지, 아니면 그 약이 실제로 필요한 사람한테 닿고 있느냐가 중요한 건지. 짐펜트라는 자가면역질환, 엑스코프리는 뇌전증 — 두 질환 모두 기존 치료로 효과를 못 보는 환자들이 적지 않은 영역이거든요. 매출 숫자가 커지면 그게 곧 더 많은 환자한테 닿는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어요. 가격이나 접근성 문제가 따라오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블록버스터가 된다는 뉴스를 들을 때, 그 뒤에 어떤 환자들이 있는지도 같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거예요. 1999년 이후 마흔네 개의 국산 신약 중 글로벌 블록버스터는 아직 없다. 그 기록이 2027년에 처음으로 바뀔 수 있는 위치에 두 약이 와 있다는 것. 다만 그게 확정이 아니라 추정이라는 것도 함께요.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