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 오디오 목록으로

2026.09.17 08:34 · 팟캐스트

코스피 5일만에 반등했지만… 개미는 “레버리지 팔고 인버스 베팅” [코주부]

16일 코스피 반등에도 인버스 대거 매수 순매도 상위 레버리지·인덱스가 휩쓸어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기준은 2026년 9월 16일 거래일입니다. 9월 17일에 공개된 매매 동향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 주가가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누군가는 팔고 있었어요. --- 그날 코스피는 반등했습니다. 외국인이 엄청난 물량을 쏟아냈는데도, 기관이 받아내면서 지수는 올라갔어요. 5거래일 만의 반등이었죠. 보통이라면 이런 날,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가 더 오를 거라는 쪽에 베팅하거나 자리를 지킵니다. 그런데 데이터는 달랐어요. 코스콤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집계한 이날 개인 순매수 1위는 인버스 ETF였습니다. 지수가 떨어져야 돈을 버는 상품이요. 순매도 1위는 레버리지 ETF였고요. 지수가 오를 때 수익이 배로 나는 상품이죠. 지수는 오르는데, 개인은 하락 베팅을 늘리고 상승 베팅을 줄인 겁니다. --- 이게 단순히 엇나간 판단이냐고 하면, 꼭 그렇지는 않아요. 당시 개인 투자자들이 처한 맥락을 보면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바로 다음 날, 미국 연방준비제도, 그러니까 Fed의 기준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었거든요. 금리 발표는 시장에서 가장 큰 변수 중 하나입니다. 방향이 어느 쪽이든 큰 움직임이 나올 수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레버리지 상품을 들고 있다는 건, 방향이 틀리면 손실도 두 배라는 뜻이거든요.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이걸 '위험 회피 매매'라고 표현했습니다. 반등을 틈타 레버리지로 벌어둔 걸 정리하고, 동시에 인버스로 하락 가능성을 헤지한 거라는 거죠. 지수가 오를 때 팔고, 떨어질 때를 대비해 산 셈입니다. ---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인버스 순매수 상위에 오른 종목들을 보면, 코스피 전체뿐 아니라 SK하이닉스 단일 종목 인버스도 있었어요. 원유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도 있었고요. 하나의 방향에 몰린 게 아니라, 여러 자산에 걸쳐 동시에 하락을 대비하는 포지션을 짠 겁니다. 이건 단순히 '오늘 지수가 더 떨어질 것 같다'는 감이라기보다는, 꽤 체계적인 대응처럼 보여요.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들이 기술적 반등을 알아보고 움직인 건지, 아니면 불확실성 앞에서 본능적으로 몸을 낮춘 건지. 그 경계가 어디인지는 데이터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 이 사안에서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레버리지에서 빠져나온 돈이 어디로 갔느냐는 거예요. 개인이 레버리지 상품에서 뺀 금액은 천억 원을 넘었습니다. 그 돈이 인버스로 일부 흘러갔고, 일부는 어딘가에 있겠죠. 금리 발표 이후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이 판단이 옳았는지 틀렸는지가 결정될 겁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이 기사가 나온 시점에서는 아직 알 수 없어요. 정답이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같은 상황에서 누군가는 더 사고, 누군가는 팔고, 누군가는 반대 방향에 걸었어요. 그리고 우리는 그 결과를 나중에야 알게 됩니다. --- 오늘 기억하실 게 하나 있다면 이거예요. 지수가 오를 때도 팔 수 있고, 지수가 오를 때도 하락에 베팅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선택 뒤에 어떤 맥락이 있었느냐는 거죠. 이날 개인들의 매매는 틀린 게 아니라, 다른 시선이었을 수 있어요.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