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8 09:04 · 팟캐스트
삼성 북미 AI 수장, 시리 만들던 사람에서 로봇 연구자로 바뀌었습니다 🦾
삼성리서치 북미 AI센터장에 니에블레스 스탠퍼드대 소장 시리 책임자 영입 2년만에 교체 로봇조직 신설 이어 R&D 재편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18일 기준으로 나온 소식을 다뤄보려 합니다. 삼성전자가 북미 AI 연구 조직의 수장을 바꿨다는 이야기인데요, 단순한 인사 소식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좀 다른 이야기가 나옵니다.
스탠퍼드 대학교 연구실을 생각해 보시겠어요. 로봇이 물건을 집고, 계단을 오르고, 사람의 손짓을 알아보는 연구를 하는 곳. 후안 카를로스 니에블레스라는 사람이 그 연구소를 이끌고 있었습니다. 스탠퍼드 비전러닝연구소장이었죠.
그 사람이 지난달 삼성리서치 북미AI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그 센터, 마운틴뷰와 토론토 두 거점을 모두 총괄하는 조직입니다.
니에블레스 센터장이 어떤 사람인지 잠깐 보면요. 컴퓨터 비전, 로봇 제어, 멀티모달 인식 — 이른바 피지컬 AI라고 부르는 분야에서만 논문을 백 편 이상 낸 연구자입니다. 학술지 백 편이라는 게, 한 해에 논문 한두 편 내기도 버거운 세계에서 그 숫자라는 건 꽤 묵직한 무게감이거든요. 도요타 AI연구소 부연구소장, 세일즈포스 AI연구소장도 거쳤습니다. 산학 양쪽을 왔다 갔다 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 인사가 흥미로운 건, 전임자와 비교했을 때 드러납니다.
북미AI센터는 2024년에 처음 생겼는데요, 초대 센터장이 애플 시리 개발 책임자 출신이었습니다. AI 폰이 막 나오던 시점, 빅스비 같은 AI 에이전트를 어떻게 만들지가 당장의 숙제였으니까 그 선택은 맞는 그림이었죠. 그런데 이번엔 방향이 확 바뀌었습니다. 음성 에이전트 전문가에서 로봇·피지컬 AI 석학으로.
삼성전자가 보는 다음 싸움터가 바뀐 겁니다.
피지컬 AI라는 말이 낯설 수 있는데요. 말하고 대답하는 AI가 아니라, 카메라로 보고 팔로 집고 다리로 걷는 AI입니다. 로봇이 대표적이지만 제조 공정, 웨어러블 기기도 이 범주에 들어옵니다. 지금 빅테크가 가장 치열하게 붙고 있는 구역이기도 하고요.
삼성전자도 국내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7월, 노태문 DX부문장 직속으로 로보틱스 사업추진실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최고기술책임자, 즉 씨티오가 이 조직의 하드웨어 팀장과 AI 소프트웨어 팀장을 함께 맡도록 했습니다. 로봇의 몸과 두뇌를 한 사람이 같이 챙기는 구조로 짠 거죠.
예상과 다른 지점이 있다면 여기서 나옵니다.
삼성전자 하면 많은 분들이 반도체나 스마트폰을 먼저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이 움직임들을 보면, 삼성이 겨냥하는 건 단순히 로봇을 '만드는' 회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와는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AI 팩토리를 함께 추진하고, 구글과는 AI 글래스에 제미나이를 올리면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부품 공급사가 아니라 피지컬 AI 생태계의 협력 주체로 끼어들려는 그림이에요. 그 거점 역할을 북미AI센터가 하는 거고, 그 센터 수장이 바뀐 겁니다.
제가 이 대목에서 걸리는 게 있어요.
리더십이 바뀌면 방향이 달라지는 건 당연한데, 속도가 얼마나 따라올지가 문제거든요. 피지컬 AI는 소프트웨어만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로봇 제어는 실물 하드웨어와 엄청난 현장 데이터가 필요한 영역이에요. 논문 백 편의 연구자가 대기업 조직 안에서, 그것도 협력사들과 얽힌 생태계 속에서 얼마나 빠르게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 그게 쉽게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조직을 바꾸고 사람을 바꾸는 건 준비지, 결과가 아니니까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긴다면 이겁니다. 삼성전자가 AI 경쟁에서 지금 바꾸고 있는 건 제품이 아니라 '다음에 누가 필요한가'에 대한 대답이라는 것. 그 대답이 피지컬 AI 연구자로 향하고 있다는 건, 시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읽는 나름의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